야권, 헌재에 신속한 심사 촉구 한목소리
김기현 "불행 시작, 국민께 깊은 사죄"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여야는 희비가 갈렸다. 국민의힘은 침통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야당은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반색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본회의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 가결은 국민과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국민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승리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 심판에 돌입한 헌법재판소를 향해 "12·3 비상계엄은 헌정질서를 파괴한 엄중 사안인 만큼 신속한 탄핵 절차 진행과 함께 헌법에 따라 엄중히 심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국정 안정과 민생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탄핵을 지지해 준 국민을 향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은 탄핵안 가결에 대해 "민주주의 회복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에 윤 대통령의 즉각 체포를 요구했다. 또한 헌재에도 신속한 재판을 촉구했다.
개혁신당도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이제 공은 사법시스템으로 넘어갔다. 헌재에서 신중하고 정확한 심리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했다. 헌정사상 세 번째로 탄핵소추된 윤 대통령을 향해선 "국민을 선동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거두고 헌재 선고가 있을 때까지 조용히 자숙하라"고 직격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마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탄핵안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국회=남윤호 기자 |
본회의 산회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내진 않았다. 대신 의원의 개별 메시지가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또다시 대한민국의 불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깊은 상처를 입은 우리 당을 다시 건강한 보수정당으로 재정비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탄핵이라는 지옥문이 다시 열렸다"며 "탄핵을 찬성하고 나서면 자기만은 면죄부를 받을 것이라 착각하는 우리 당 소속 몇몇 의원님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김상욱 의원은 "처참한 마음이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야당의 폭압적인 의회 운영에서 비롯된 비상계엄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당 지도부는 총사퇴하라"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 정비부터 하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