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현안질의
"사태 정리되면 물러나 사인으로 돌아갈 것"
사진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이완규 법제처장은 11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회 현안질의에서 계엄 선포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모인 사실과 관련해 질책을 받자 "지금 제가 그만두고 나가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법제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성계엄 선포되고 나서 행정안전부 장관과 법무부장관이 모일 때 법제처장이 가서 사적 모임을 했다고 하면 대한민국 국민 누가 믿겠나"라고 하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이자 해제 당일인 지난 4일 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이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지난 6일 이와 관련해 "해가 가기 전에 한번 보자는 취지였다"며 "사의를 표명한 날이라 다시 자리를 만들기 어려울 것 같아서 (만났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장 의원은 "차라리 저는 법무부 장관이 4일 아침에라도 '법무장관으로서 법치를 못 지켰다. 사퇴하겠다' 밝혔으면 탄핵소추안 올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법제처장이 '명백한 위법행위다. 나중에 재판에 가도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조언 정도는 하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제처장은 이에 "그 부분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면 제가 지금 그만두고 나가면 되겠느냐"고 했다.
이 법제처장은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에 합류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법제처장은 지난 2020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검찰총장의 징계 취소 청구 소송과 관련해 변호인을 맡은 이력이 있다.
이 법제처장은 '대통령이 탄핵되면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합류할 것인지'란 질의에 "현직 법제처장인데 제가 어떻게 참여하겠느냐"며 "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자체만으로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하다. 그래서 여러 절차에 따라서 정치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공직을 지키면서 법제처 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 사태가 정리되고 정부가 바뀌면 그때까지 법제처를 잘 지키다가 물러나서 사인으로 돌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