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으로부터 지시 받아
尹 직접 전화 걸어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도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이틀 전인 1일에 관련 내용을 미리 인지했다고 10일 밝혔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이틀 전인 1일에 관련 내용을 미리 인지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곳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또 계엄 선포 뒤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전했다.
곽 사령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회와 선관위,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곳에 대한 (확보) 임무를 받은 시점이 12월 1일 일요일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확보는 병력을 통해 건물 출입구를 막아 드나드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시를 누구로부터 받았냐'는 질의엔 "전임 국방장관으로부터 받았다"라고 했다.
이날 오후 곽 사령관과 면담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곽 사령관은 3일 비상계엄 이전인 1일 계엄에 대한 사전 내용도 알고 있었다. 사전에 알았다는 건 검찰에 진술하지 않았다"며 "제게 오늘 공익신고를 했다"라고 강조했다.
곽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직접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작전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전화를 받은 시점은 "(4일) 0시30분부터 0시 40분 어간 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제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했다.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의원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시를 받은 곽 사령관은 고민하다 이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장 지휘관들과 공포탄을 쏴서 들어가야 하나 등을 논의했는데 현장 지휘관은 '안 된다'라고 저한테 분명히 얘기했다. 저도 그 부분이 맞고, 옳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사 지시 사항을 이행해 들어가더라도 들어간 작전 병력이 범법자가 되는 문제, 또 강제로 깨고 들어가면 너무 많은 인원이 다치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현 위치에서 더 이상 안으로 진입하지 말라고 중지시켰다. 이동 상황을 보기만 하고 더 이상 작전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오후 곽 사령관과 면담을 했다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곽 사령관은 3일 비상계엄 이전인 1일 계엄에 대한 사전 내용도 알고 있었다. 사전에 알았다는 건 검찰에 진술하지 않았다"며 "제게 오늘 공익신고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의원 SNS 갈무리 |
앞서 곽 사령관은 지난 6일 김병주 민주당 의원과의 유튜브 인터뷰에서 "707(특임단)이 이동할 때 '어디쯤 이동하고 있나'라고 한 번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거 이상은 따로 없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특임단의 이동 상황을 물어본 것이라고 했고, 이 외엔 연락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 회의에서 박 의원의 집중 추궁에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두 차례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이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세 번째 전화도 왔지만 곽 사령관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계엄이 해제된 이후라고 박 의원은 전했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구금 시설 관련된 지시와 체포와 관련된 지시는 제가 여 사령관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라며 "B-1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전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명단 속) 인원이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학영 부의장, 정청래·박찬대·김민석 민주당 의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조해주 전 선관위 상임위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명수 전 대법원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아닌가"라고 묻자 김 단장은 "대략 맞는 것 같다.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14명은 맞다"라고 답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