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귀국 '친노·친문 적자' 김경수…이재명 대항마 될까
입력: 2024.12.07 09:50 / 수정: 2024.12.07 09:50

비상계엄 사태에 이른 귀국…"지금은 탄핵의 시간"
첫 일정 이재명 예방…대여 투쟁에 힘 합치는 전략?


비명계(비이재명계)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귀국했다. 김 전 지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 후 악수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비명계'(비이재명계)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귀국했다. 김 전 지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 후 악수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비명계'(비이재명계)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귀국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야권의 대권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김 전 지사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당초 김 전 지사는 독일에서 공부를 마치고 미국으로 옮겨 내년 1~2월쯤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 전 지사는 "지금은 탄핵의 시간이자 국민의 시간이다. 윤 대통령께서 조금이라도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윤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길은 국민들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뜻을 확인하게 된다면 지금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 아닐까"라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 전 지사는 드루킹 사건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가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돼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이번 귀국은 사실상 정치활동 재개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이번 계엄 사태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정 부분 책임을 느낀다며 자신의 역할을 찾겠다고 전한 것도 이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김 전 지사는 "오늘 우리의 현실에 저를 포함한 정치권이, 공동의 책임이 없다고 누가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며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을 빨리 해소하는 데 함께하는 것이 저로서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함께 찾아가겠다"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첫 일정으로 국회를 찾아 이재명 대표를 만났다. 친노·친문계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가 정치권에 복귀한다면 이 대표의 위협적인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 대표에게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윤석열 정부 투쟁에 맞서 손을 잡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에서 유학하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독일에서 유학하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 전 지사는 이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오랜만에 뵀다. 그간 못 나눴던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계엄 선포 후 해제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국회와 민주당, 정당들이 큰 역할을 해주셨고 거기에 대해 해외 교포들이 대단히 고마워한다. 국회의장이나 정당 대표를 뵈면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해서 전하고 왔다"라고 전했다.

다만 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지형의 변화로 김 전 지사가 야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비상 상황으로 인해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이 한층 세진 점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국민들의 이목 역시 이 대표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로 쏠리고 있어 김 전 지사의 정치활동 재개가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민주당 지지층의 주된 지지는 이 대표를 향하고 있다. 이 대표가 힘을 키우는 동시에 문 전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도 낮아졌다.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누가 이견을 내겠나. 친노의 적자이긴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변수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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