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 조속한 직무정지 필요"…탄핵 가결 가능성↑
윤 대통령, 계엄 해제 발표 이후 해명·입장표명 없이 침묵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바꾸면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3일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 이번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이 재연될 우려가 크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과 국민을 큰 위험에 빠뜨릴 우려가 크다고 생각한다"라고도 언급했다.
기존의 탄핵 반대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그는 전날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통령의 위헌적인 계엄을 옹호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라면서도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현재 범야권 의석은 192석으로, 여당에서 찬성표가 적어도 8표 이상 나와야 가결에 필요한 200표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당초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으나 한 대표가 선회 의지를 밝힌 만큼 이 당론도 수정될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여당에서 이미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견을 밝힌 의원도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이라도 본회의를 열어 탄핵 표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란 질문에 "그렇다. 저는 하루라도 빨리 시간을 단축해서 본회의를 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의 입장 선회에 따라 당초 7일 오후로 계획했던 탄핵안 표결을 앞당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표가 윤석열씨 탄핵 필요성에 동의했으니 탄핵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의 대표와 원내대표의 연석회의를 제안한다. 즉시 모이자"며 "탄핵소추안은 오는 7일에 처리할 필요가 없고 오늘 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탄핵 시계가 본격적으로 빨라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한 4일 오전 4시 20분 이후 해명이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메시지가 전해진 것도 단 두 번이다. 해외홍보비서관실을 통해 외신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열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면직 재가를 알렸다.
그러나 "합법적인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했다"는 대통령실의 설명은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이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설득력을 잃은 모습이다. 김 전 장관에 대한 면직도 국회 상임위의 현안질의 출석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심이 만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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