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돌아선 한동훈, 윤 대통령 '탄핵의 문' 열다
입력: 2024.12.06 10:49 / 수정: 2024.12.06 10:51

정보기관 동원해 정치인 체포·구금하려 한 사실이 결정적
"尹, 대통령직 계속 수행하면 극단적 행동 재연 우려 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기조를 깼다. 한 대표의 태도 변화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정보기관을 동원해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 구금하려 했다는 사실이 결정적이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 이번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이 재연될 우려가 크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과 국민을 큰 위험에 빠뜨릴 우려가 크다고 생각한다"라고도 언급했다.

한 대표가 이같이 판단한 배경에는 헌법 수호의 책무를 가진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중대하게 훼손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어젯밤 지난 계엄령 선포 당일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들 등을 반국가세력이라는 이유로 고교 후배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체포토록 지시했다는 사실, 대통령이 정치인들 체포를 위해 정보기관을 동원했던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 방첩사령관이 그렇게 체포한 정치인들을 (경기도) 과천의 수감장소에 수감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다는 것도 파악됐다"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애초 한 대표는 야당이 추진하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다. 그는 전날 최고위에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탄핵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시각을 바꿔버렸다.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군을 동원해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고 가두려 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윤 대통령의 계엄령 재선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한 계엄 사태 이후 혼란상을 수습할 책임이 있는 윤 대통령이 사과도 없이 침묵하고 있다는 점도 한 대표의 인식 전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줄곧 윤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해 온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이번 불법 계엄이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군 인사들에 대한 인사 조처조차 하지 않고 여 사령관조차 인사 조처하고 있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애초 공개 일정이 없었던 한 대표는 긴급 최고위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도 오전 8시 40분에 열릴 계획이었지만 45분 뒤인 오전 9시 25분에 시작됐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뒤섞인 당 지도부가 한 대표의 입장과 관련해 충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뜬소문이 돌았다. 폭탄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열쇠를 쥐고 있던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만 지은 채 발언하지 않았다. 비공개회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갑자기 마이크를 켜 "사실 관계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그다음 단계에서 제 결론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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