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 후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독일에서 유학하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5일 조기 귀국했다. "탄핵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 됐다"고 밝힌 김 전 지사는 귀국 후 첫 일정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났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취재진에게 김 전 지사는 "지금은 탄핵의 시간이자 국민의 시간이다. 윤 대통령께서 조금이라도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지금 윤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길은 국민들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뜻을 확인하게 된다면 지금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 아닐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한 것에 김 전 지사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인으로서 이번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을 느낀다고도 전했다.

그는 "정치적 또는 정략적 이유로 탄핵을 반대하는 것은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으면 내일의 범죄를 부추기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민들의 힘으로 지금 이 정권이 조기에 교체될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우리의 현실에 저를 포함한 정치권이, 공동의 책임이 없다고 누가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며 "또다시 이 추운 겨울에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나오게 만든 상황에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차차 찾아나가겠다고도 전했다. 김 전 지사는 "이번 사태로 급거 귀국한 상황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을 빨리 해소하는데 함께하는 것이 저로서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함께 찾아가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힘으로 지금 이 정권이 조기에 교체될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계엄 사태를 거치며 한 사람의 힘이라도 거리에서 싸우는 국민들께 힘을 보태는 것이 국민 된 도리라고 생각해 가능한 한 빨리 귀국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유학하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 전 지사는 곧장 국회로 향해 이재명 대표를 만났다. 회동은 당대표 회의실에서 약 20분간 진행됐다. 김 전 지사가 당대표실을 나서자 이 대표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김 전 지사는 "오랜만에 뵀다. 그간 못 나눴던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계엄 선포 후 해제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국회와 민주당, 정당들이 큰 역할을 해주셨고 거기에 대해 해외 교포들이 대단히 고마워한다. 국회의장이나 정당 대표를 뵈면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해서 전하고 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났다. 약 25분 뒤 의장실을 나선 김 전 지사는 "이번 과정을 거치며 대통령이나 외교부가 아무런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의장이 서열 2위기도 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할 수 있는 역할을 꼭 해주십사하는 부탁을 (해외 교포들이) 하더라. 당부를 전달했고, 의장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기 대선 필요성을 주장했는데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냐'는 질의에 김 전 지사는 "이제 막 귀국했다. 어떻게 할지는 차분하게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보겠다"라고 답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