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시형·서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불과 3개월 전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다고 생각한다"며 계엄 가능성을 일축한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4일 국회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9월 2월 장관 후보자 시절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장관이 된 이후 계엄 발동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당시 야당은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계엄을 건의할 수 있는 행안부장관과 국군방첩사령관, 777사령관 모두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인 점을 지적하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동안 없었던 인사 시스템이 이뤄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이중 777사령부는 북한과 관련된 특수정보를 취급하지만 국내적으로 돌아설 때는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온 것처럼 통신을 전부 인터셉트(가로챔)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장관은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과연 용납하겠느냐"며 "우리 군에서도 따르겠나. 안 따를 것 같다.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다고 생각한다. 너무 우려 안하셔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박찬대 의원도 "신원식 장관도 믿지 못해서 충암고 직속 라인을 완성해야만 안심된다는 말이 돈다"고 주장하자 김 장관은 "대통령 인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군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계엄 준비를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으로 채워 놓았느냐"고 묻자 "청문회는 사실이 아닌 걸 가지고 거짓 선동하고 정치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후보자께서 (계엄 발동 우려를) 일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주시고 확실하게 말씀해 달라"고 주문하자 "확실히 (계엄 건의는) 없다"고 재차 일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김 장관이 계엄령 선포를 대통령에게 건의한 게 맞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오후 10시 40분경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이후 11시23분경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하는 계엄사령부가 포고령(1호)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