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장관, 9월 인사청문회서
"계엄 건의는 없다…우려 안해도 돼"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불과 3개월 전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다고 생각한다"며 계엄 가능성을 일축한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시형·서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불과 3개월 전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다고 생각한다"며 계엄 가능성을 일축한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4일 국회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9월 2월 장관 후보자 시절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장관이 된 이후 계엄 발동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당시 야당은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계엄을 건의할 수 있는 행안부장관과 국군방첩사령관, 777사령관 모두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인 점을 지적하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동안 없었던 인사 시스템이 이뤄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를 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이중 777사령부는 북한과 관련된 특수정보를 취급하지만 국내적으로 돌아설 때는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온 것처럼 통신을 전부 인터셉트(가로챔)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장관은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과연 용납하겠느냐"며 "우리 군에서도 따르겠나. 안 따를 것 같다.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다고 생각한다. 너무 우려 안하셔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박찬대 의원도 "신원식 장관도 믿지 못해서 충암고 직속 라인을 완성해야만 안심된다는 말이 돈다"고 주장하자 김 장관은 "대통령 인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군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계엄 준비를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으로 채워 놓았느냐"고 묻자 "청문회는 사실이 아닌 걸 가지고 거짓 선동하고 정치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후보자께서 (계엄 발동 우려를) 일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주시고 확실하게 말씀해 달라"고 주문하자 "확실히 (계엄 건의는) 없다"고 재차 일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김 장관이 계엄령 선포를 대통령에게 건의한 게 맞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오후 10시 40분경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이후 11시23분경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하는 계엄사령부가 포고령(1호)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