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과 해결할 능력 없다는 고백"
"고립됐다는 신호…반발 직면할 것"
각국 외신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중대한 실수'라고 평가하며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매우 곤란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사진은 전날 밤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군인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각국 외신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상황을 면밀히 보도하며 윤 대통령이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해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매우 곤란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미래와 관련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브뤼셀 거버넌스 스쿨' 한국 의장 마론 파체코 파르도를 인용해 "윤 대통령은 큰 정치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이어 파르도 의장은 WSJ에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야당과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고백"이라며 "자신의 진영에서도 고립됐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과 정치권으로부터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더 깊이 설명하지 않는다면 정치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를 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한미 관계가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윤 대통령이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을 이유로 계엄령을 선포한 데 대해 "한미 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강력한 권위주의 국가와 민주주의 국가가 경쟁하는 지역에서 한국이 민주주의의 봉화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는 민주주의 촉진이었는데 한국 계엄령은 그에게 특히 아픈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한국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다고 밝혔다. WP는 이번 윤 대통령의 결정이 1980년대 후반 민주주의로 전환되기 전 군사적 통치 방식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게 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를 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
로이터통신은 윤 대통령의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 이후 그의 정치적 미래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윤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의 권위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통합하려는 미국 주도의 노력에 동참했던 인물"이라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강압적 리더십을 보인다는 비난이 커졌고 탄압에 대한 두려움은 퍼져나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메이슨 리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를 인용해 "한국의 국제적 평판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대통령으로서 이번 조치는 한국을 매우 불안정하게 보이게 한다"며 "금융, 통화와 한국의 외교적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은 한 서방 외교관을 인용, 이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한국의 다자간 외교적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