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에 "민생에 좀 신경쓰시라" 일갈
상법 개정 의지 재확인...재계 반대 토론회로 뚫을까
'1심 무죄'로 한숨 돌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민생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며 동료의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한고비 넘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경제 행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분명히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도·외연확장의 과제를 안은 이 대표는 '우클릭'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1심 무죄' 다음날인 26일, 민생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당의 공세도 적극적으로 받아쳤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재판 결과는 존중하지만 수긍은 어렵다'고 한 데 대해 "한 대표님은 제 재판보다는 민생에 좀 신경 쓰시는 게 좋겠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한 대표를 두고 "특검을 하겠다고, 제3자 특검 노래를 부르시다가 갑자기 반대하고, 상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을 좀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또 정부·여당의 태도가 반대로 바뀐 것 같다"며 "그런 문제를 조정하는 게 여당 대표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민주당은 소상공인·노동자·농민을 중심으로 한 민생연석회의를 출범했다. 그간 당 '을지로위원회'가 개별 사안을 중심으로 민생 문제 해결에 나섰었는데, 민생연석회의는 구조적·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연석회의의 공동의장을 맡아 직접 챙긴다.
이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분과별 의제를 점검하는 한편 정부 정책에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주식시장 상황을 우려하며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과 무관심, 무지, 불법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금 주식시장이 많이 안 좋은데, 다른 나라의 주식시장은 상승 국면인데 대한민국 주식 시장만 계속 하강국면"이라며 "경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의 핵심은 경제인데 정부가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 대표는 특히 상법 개정을 민생 문제로 보고 개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공언하면서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상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위 우량주를 불량주로 만들어도 괜찮다는 것"이라며 "(개정에 찬성하던) 정부의 태도가 돌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적 분할, 합병해서 알맹이를 쏙 빼먹어도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인데, 앞으로도 계속 빼먹으려는 건가"라며 "주가조작과 통정매매 등 온갖 불공정 거래가 횡행하는 주식시장에 누가 투자하겠냐"고 했다.
민생회복지원금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소비쿠폰을 발행해 전 국민에게 지급하면 몇 배의 소비승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런데도 정부가 하지 않는다. '공짜로 주다 보면 국민들이 자꾸 이런 것에 기대지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인가"면서 "국민을 권력의 주체나 이 나라의 주인이 아닌 지배의 대상, 통치의 대상, 객체로 취급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당분간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오는 27일에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주제로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육계 현장 간담회를 개최한다. 28일에는 한국거래소를 찾아 국내 주식시장 현황을 점검하고 상법 개정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중도·외연확장 행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 대표는 오는 28일 이명박정부 출신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오찬을 한다. 이 전 법제처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임기단축 개헌'을 주장한 바 있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는) 다수당의 당대표로서 지금 민생이 굉장히 어렵지 않나. 국민들의 어려운 부분들을 정기국회 과정에서, 또 입법과 예산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