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주한일본대사관 접촉, 소통 당부"
"자체 추도식, 과거사 타협 없다는 의지"
외교부는 26일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해 일본 측이 보여준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측 추도식에 불참하고 우리 자체 추도 행사를 개최한 것은 과거사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외교부는 26일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해 일본 측이 보여준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전날 외교부 당국자가 주한일본대사관을 접촉해 추도식 관련 한일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보여준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며 "외교부 당국자는 이 문제가 더 이상 불필요한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고, 개별 사안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은 사도광산 추도식을 불과 이틀 앞둔 지난 22일 정부 대표로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차관급)을 보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쿠이나 정무관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이력이 있는 극우 인사로 분류돼 논란이 일었고, 외교부도 당일 사도광산 브리핑을 5분 전 돌연 취소하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우리 정부는 지난 24일 예정된 한일 추도식을 보이콧했고,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 조선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 터에서 한국 정부 별도로 추도 행사를 열었다. 일본 정부도 우리 정부 측이 참석하지 않은 '반쪽 추도식'을 개최했다.
논란이 됐던 이쿠이나 정무관은 일본 측 추도식에서 추도사가 아닌 인사말을 통해 "한반도 노동자들이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힘든 노동을 했다"고만 말했다. 강제동원이나 강제노동과 같은 강제성을 드러내는 표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후 일본 정부는 추도식 이튿날인 지난 25일 우리 정부의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에 대해 "한국 측이 참가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책임을 한국에 돌렸다. 또 같은 날 이쿠이나 정무관이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고 보도했던 교도통신은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오보"라는 정정보도를 냈다. 최초 보도 시점인 2022년 8월 15일로부터 무려 2년 3개월이 지난 때였다.
정부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한 진위를 떠나 '기타 제반 사항'을 고려해 추도식에 불참했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가 이쿠이나 정무관의 이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추도식을 보이콧했다는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동시에, 한일 협의 과정에서 양보할 수 없는 사안들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일본 측 추도식에 불참하고 우리 자체 추도 행사를 개최한 것은 과거사에 대해 일본 측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일본 측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하기로 한 데에는 일본 측 추도사 내용 등 추도식 관련 사항이 당초 사도광산 등재 시 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며 "다만 우리 정부는 한일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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