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공세·민생 행보 '투트랙'
당내 "단일대오 기조 강해질 것"
"민심, 바로 국민의힘으로 가진 않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두 번째 관문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또다시 '국면 전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야권 공세와 민생 행보로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두 번째 관문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다시 한번 '국면 전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야권 공세와 민생 행보로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선고 이후 당원게시판 논란에서 비롯된 내부 분열은 자연스레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예상외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위증교사 재판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국 반전의 기회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우리에게는 또다시 온 기회다"라며 "이를 기점으로 우리가 중심이 돼 정국을 끌고 나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를 포함해 25일 위증교사 선고, 29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2심 선고 등 기회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적어졌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초선 의원은 "25일 이 대표의 선고가 나오면 우리 당의 단일대오 기조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지금은 정부와 같이 가고, 우리끼리도 하나 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재진 질문을 들으며 이동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기점으로 사법리스크 부각에 당력을 한층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선고 뒤 이 대표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공범이라는 취지다.
당은 김 전 부원장이 당시 대선 캠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만큼 이 대표가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 수수를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이 대표가 작년 4월부터 김 전 부원장 변호인들이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참여해 재판 상황을 공유받은 정황도 공범관계가 의심되는 대목으로 판단한다.
또 이 대표 재판 지연을 방지하겠다며 꾸린 '재판지연 방지 태스크포스(TF)' 활동을 통해 이 대표의 재판을 모니터링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2심이 3개월 내 끝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피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한 차례 이 대표의 유죄 판결에도 지지율 부진 등 반사이익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던 만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별개로 민생 정책 정치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야당과의 차별화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 선고 이후 정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는 자제하고 민생 중심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이 똘똘 뭉쳐 민주당과 싸울 수 있는 유리한 구도가 될 것은 맞다"면서도 "민심이 바로 국민의힘으로 움직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은 '너희가 잘해서 성과를 만들어야지'라고 요구할 것이다"라고 했다.
당원게시판 논란도 변수다. 외부 호재를 돌파구 삼아 오래 지속되어 온 당의 위기를 극복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선 이 대표의 선고 이후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될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한 대표가 계속해서 위법 여부만 강조하면서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는 한 여권 분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su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