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보유국 지원 있다면 '공동 공격' 간주
美, 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지원 '맞대응' 성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비(非)핵보유국의 공격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핵 교리(핵 독트린) 개정안을 승인했다. 러시아의 전격적인 핵 교리 수정은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지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AP.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비(非)핵보유국의 공격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핵 교리(핵 독트린) 개정안을 승인했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새로운 군사적 위협과 위험의 발생으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확히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핵 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 동맹의 범위가 확대됐다. 특히 비핵국의 공격이라 하더라도 핵무기 보유국의 참여나 지원이 있을 때는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또한 재래식 무기 공격이 있더라도 러시아 주권에 중대한 위협이 생기거나, 동맹의 일원인 벨라루스에 공격이 발생할 때, 항공기·순항 미사일·드론 등의 공격이 러시아 국경을 넘을 때도 핵무기 대응이 가능하다고 적시됐다.
다만 핵 교리의 기본 원칙은 핵무기 사용이 국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다.
러시아의 전격적인 핵 교리 수정은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지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데 사용하도록 허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9월 핵 교리 수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그달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의 행위에 대응해 핵 교리를 수정할 것"이라며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사항인 만큼 완성 시기를 밝히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당시 외교부는 러시아의 핵 교리 수정 입장과 관련해 "해당 사안에 대해서 외교부도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고, 필요한 정보를 파악 중에 있다"고 답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