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서 3국 정상과 잇따라 양자 및 3자회담
美·日과는 '북한 파병 규탄'…中엔 건설적 역할 촉구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전투 개시가 공식화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일본, 중국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전투 개시가 공식화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일본, 중국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핵심 우방국들과 러-북의 불법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동시에 중국에 관련 대응을 촉구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중남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현지에서 15일(현지시간)부터 잇따라 한미일, 한중,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15일 오전에는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글로벌 안보와 경제 질서가 격변하는 가운데 한중 양국이 여러 도전에 직면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러북 군사 협력에 대응해 한중 양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 파병에 별다른 대응이 없는 중국에 역할을 요구한 것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서 볼 수 있듯 엄중한 역내외 안보 환경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며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한미일 협력은 3국 모두의 국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인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3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러-북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 규탄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인권 증진, 북한 불법행위 차단 협력에 뜻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
이어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10분간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협력에 기여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에는 리마의 한 호텔에서 이시바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었다. 양 정상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러북 간의 군사협력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단합된 메시지를 계속 발신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더욱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정부가 제시한 단계적 대응의 전제 조건인 북한군의 전투 개시가 현실화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의 핵심 국가 정상들과 이 문제를 두고 직접 소통한 것이다. 이전부터 공언했듯 러-북 불법 군사협력에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키플레이어다. 미국과 일본도 각각 이번에 중국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지속적인 ICBM 및 군사 도발,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에 대해서 한반도 역내 불안정을 이야기하는 행동으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며 "중국 측은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며 오로지 당사자들이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정치적 해결이라는 것은 결국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중국과 소통을 통해 협력할 수 있는 대목이 무엇이 있는지 계속 살펴나가겠다"고 말했다.
hone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