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 때문 맞나…尹 골프 '거짓 해명' 논란
외교부, 사도광산 추도식 시기·장소 발표 감감무소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민주당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는 이 대표가 입술을 깨물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의원직 상실형이다. 이 대표는 대권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아직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 대표의 정치생명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대표를 적극 방어해 온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사법부에 경의를 표하며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자기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라왔다는 의혹을 두고 집안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골프 외교를 위해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이 미 대선 전인 지난 8월부터 모두 7차례 서울의 한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주말에 골프를 즐긴 것 자체는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엄중한 시기에 골프 연습에 나선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은 "북한의 무인기 협박에 국방부가 군 관계자들에게 '골프 자제령'을 내린 시기에도, 한-미동맹 훈련이 이뤄지는 순간에도 골프를 즐겼다"며 비판했다. 지난 9일 장외 집회 과정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경찰의 제지로 다치는 불미스러운 일도 벌어졌다. 늘 대립하는 정치권이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한편 한일은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 받은 후 취제진과 질의답변을 한 가운데 박찬대 원내대표가 소리치는 시민들을 향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이재명 1심 유죄에 엇갈린 희비…與 '웃고' 野 '격앙'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가 15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어. 민주당 분위기는 어때?
-무죄를 주장해 온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야. 이 대표에 대한 선고는 이날 오후 3시쯤 나왔거든. 국민의힘과 한동훈 대표가 곧장 논평과 SNS에 글을 올렸는데, 민주당은 오후 4시 45분쯤 논평을 내겠다고 언론에 공지했어. 하지만 조승래 수석대변인의 일정상 브리핑이 한차례 연기됐고, 오후 5시에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었어. 이후 애초 공지보다 1시간 뒤 논평이 나온 점만 보더라도 이런 실형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혐의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어. 내밀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했을 때 실형이 나올 가능성을 거의 낮게 본다고 했어. 그러나 애초 예상을 뛰어넘은 '의원직 상실형'의 판결이 나오면서 예측은 빗나간 셈이 됐어. 더군다나 이 대표가 당내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직후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거대 야당의 힘으로 방탄의 둑을 겹겹이 쌓아도 정의의 강물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
-이 대표의 유죄에 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응.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한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 참여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개인적으로 몰랐다고 발언했어. 이 대표는 김 전 처장과 관계가 없다면서 대장동 의혹을 부인한 것이지.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특혜 의혹을 받는 백현동 용도 변경이 국토교통부의 협박 때문에 이뤄졌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검찰은 허위 사실로 판단하고 기소했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 사실이 공표되는 경우에는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되어 민의가 왜곡되고 선거제도의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범행의 죄책과 범정이 상당히 무겁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국민의힘의 분위기는 어때?
-좋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웃음). 이 대표의 유죄 판결이 나온 직후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어. 추경호 원내대표는 환하게 웃어 보이며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 있다"고 말했어. 추 원내대표는 평소 감정을 잘 나타내지 않거든. 포커페이스라고 할까. 그런 추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유죄 소식에 기뻐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어. 한동훈 대표는 SNS에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고 했어.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선무효형 기준인 벌금 100만원 이상을 기대하는 기류가 있었는데, 훨씬 더 무거운 형량이 나오자 많이 놀란 기색이 감지돼. 윤석열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이 국면 전환의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와.
대통령실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두고 트럼프 당선인과 '골프 외교'를 위해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고 해명했으나, 윤 대통령은 미 대선 이전에도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
◆'골프 외교'라더니...대통령실 또 '거짓 해명' 논란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고?
-맞아. 지난 10일 윤 대통령이 8년 만에 다시 골프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알려졌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소통을 위해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는 거야. 트럼프 당선인은 골프광으로 알려졌기에 대응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어.
-윤 대통령이 '골프 외교'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봐야 할까?
-지난 14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골프 연습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는 제가 알 바가 없다. 하지만 제가 듣기로 트럼프 당선인은 늘 골프가 생활화돼 있는 분이고, 또 일관되게 본인의 골프 루틴에 맞게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화가 이어지려면 우리 대통령도 공이 제대로 맞아야 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최소한 연습을 시작하시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으로 알고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어.
-그런데 왜 뒷말이 나오지?
-대통령실의 해명 때문이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골프채를 다시 잡은 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고려한 것처럼 입장을 밝혔는데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공개됐지.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골프장을 찾은 날짜는 8월 24·31일, 9월 7·28일, 10월 12일, 11월 2·9일 등 총 7차례야. 트럼프 당선일이 11월 6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차례는 외교와 무관한 일정으로 대통령실의 설명과 배치돼.
지난 미국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골프를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22년 7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3차 대회 프로암에 참가한 모습. /베드민스터=AP.뉴시스 |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날도 문제라는 비판이 나와.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8월 22일은 부천 호텔 화재로 사상자가 19명이 나온 이틀 뒤야. 또 10월 12일은 북한에서 전날 '평양에 (한국의) 무인기 침투가 있었다'고 주장한 날로 군사 대비 태세를 하고 군에서도 골프를 금지했던 기간이었어.
-야권의 이런 비판에 대통령실의 반응은 어때?
-대통령실은 "군 통수권자가 군 시설인 군 체력단련장에서 운동하는 것은 하등의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어. 지난 14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의) 주말 비공개 일정과 관련한 악의적인 공세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불쾌해했지.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이번 골프는 총선 때 대파를 연상케 하는 제2의 대파 황당 사건"이라며 "특히나 천공도, 해리스 밀고 외교안보 다 밀었던 상황에서 3개월 전부터 트럼프 당선 대비 등 유비무환 대박 사건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국민이 대단히 놀랄 것"이라고 비꼬았어.
-골프광인 트럼프 당선인과 긴밀한 소통을 위해 윤 대통령이 골프채를 8년 만에 잡았다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봐. 그러나 대통령실의 입장은 분명한 문제가 있어. 대통령실이 처음부터 사실대로 설명했다면 '거짓 해명' 논란도 없었을 거라고 봐. 대통령이 미국의 신임 대통령과 골프 외교를 통해 한미동맹을 더 강화하고 긴밀히 소통하기 위해 골프 연습을 한다는 데 비판만 할 국민이 얼마나 많겠어. 따라서 이번 논란도 대통령이 자초했다고 보여. 대통령실이 앞으로는 좀더 신중하게 대응했으면 해.
사도광산 추도식이 오는 24일 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일 양국의 공식 발표는 아직이다. 외교부는 지난 14일까지도 구체적인 일자와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일본 사도광산 내 터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제공 |
◆일본은 24일, 정부는 아직...사도광산 추도식은 언제쯤?
-사도광산 추도식 진행 상황이 어떤 것 같아?
-한일 양국은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해. 추도식 개최일은 오는 24일이 가장 유력해 보여. 지난달 일본 교도통신이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고 우리 정부도 딱히 부정하진 않았거든. 정부는 지난 7월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 강제동원이 이뤄졌던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한 바 있어. 그 전제로 일본의 후속 조치를 약속받았는데 추도식 개최가 그중 하나야.
-추도식까지 열흘이 채 남지 않은 것 같네. 공식 발표는 아직인 건가?
-외교부는 지난 14일까지도 "구체적인 일자와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혔어. 일본은 24일이라는 날짜를 못 박은 셈인데 정부는 왜 아직 발표를 못 하는 건지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합의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뜻인지 물었더니, 외교부 측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올해 안에 추도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답했어. 어찌 됐든 올해 안에 추도식이 열린다는 것 자체는 확실하다는 말로 풀이돼.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은 지난 14일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를 계기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대신과 회담했다. 사도광산 추도식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기념사업 구체화'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다. /외교부 제공 |
-원래 추도식은 7월이나 8월에 열릴 예정이었어. 외교부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소식을 알릴 당시 "추도식은 올해부터 매년 7~8월경 사도 현지에서 개최된다"고 밝힌 바 있거든. 하지만 일정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결국 11월 말까지 이어지게 된 거지. 추도식 조율 과정에서 일본이 무리한 요구를 제시한 건 아닌지, 이전처럼 했던 약속을 또 어기려는 건 아닌지 우려돼.
-최근 한일 외교장관이 회담을 했는데 이 문제가 논의됐을까?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4일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를 계기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대신과 30분간 회담을 했어. 양국 외교 수장은 한일 관계와 북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해. 특히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어. 사도광산 추도식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기념사업'이 거론된 만큼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 사도광산 추도식은 예정대로 순항할 수 있을까.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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