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명' 바람에 민주당 '친명 주류화' 가속
입력: 2022.08.23 00:00 / 수정: 2022.08.23 00:00

'이재명 대세론'에 '반명' 극소수…'비명' 막판 견제

이재명 당대표 체제가 가시화하자 더불어민주당 내 세력 재편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22일 오후 국회박물관 내 체험관에서 열린 박성준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왼쪽)과 이재명 의원. /남윤호 기자
이재명 당대표 체제가 가시화하자 더불어민주당 내 세력 재편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22일 오후 국회박물관 내 체험관에서 열린 박성준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왼쪽)과 이재명 의원.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전당대회가 한창인데도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분주한 모습이다. '이재명 당대표 체제'가 가시화하자 '친이재명계(친명)' 규모가 빠르게 늘고, 관망하며 중립을 지켰던 의원들도 '친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다. 당 안팎에선 전당대회 후 세력 재편이 이뤄지면서 친명계가 명실공히 당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비명계 의원들은 당헌 개정 반발과 후보 단일화로 막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전당대회를 6일 앞둔 22일 국회에서 열린 '친명' 박성준 민주당 의원의 '스피치 정치' 출판기념회장에 이재명 의원이 등장하자 그에게 인사와 악수를 건네는 이들로 북적였다. 그의 축사에 가장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이 의원 주위에는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조정식·우원식 의원 등이 앉았다.

지역순회 경선이 후반전에 돌입한 가운데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관측을 넘어 친명 지도부 탄생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주말 실시된 호남 지역 경선 결과, 이재명 의원의 누적 득표율은 78.35%로, 경쟁 후보인 박용진 의원(21.65%)을 큰 표 차로 따돌렸다. 전체 권리당원 중 37%를 차지하는 서울·경기 권리당원 투표와 대의원(전체의 30%) 투표, 2차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남았지만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경쟁자인 박 의원도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남아있는 2차 국민여론조사 전망을 두고 "이른바 타당 지지자들, 스윙보터층들은 빼고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만 무당층만 가지고 하는 거라 일정한 한계가 있다. 그런 측면은 있기 때문에 큰 반전이 기대되기는 쉽지는 않다"고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친명 지도부'가 가시화하자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패배로 움츠렀던 친명계가 다시 세를 불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친명계' 의원들이 8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7년 대선 경선 때부터 함께했던 원조 친명계인 '7인회'를 비롯해 이해찬계와 박원순계, 강경파 의원들이 초기 친명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해찬계 중진' 조정식 의원은 지난해 대선 경선 캠프 때부터 합류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의 러브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심점을 잃은 범친문계와 정세균계 일부도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명계로 속속 편입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범친문계인 정청래 의원은 '이재명 방탄용' 논란에 휩싸였던 당헌 80조 완전 삭제를 주장하며 최고위원 선거에서 이 의원 지지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정세균계 좌장인 안규백 의원도 신(新)친명계로 분류된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맡은 그는 '최고위원 선거 권역별 투표제 도입' 등에 공개 반발하고, 당헌 80조 개정에 찬성 입장을 내비치면서 이 의원 측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재보궐 선거 직후 '이재명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했던 '비명'계 의원들은 최근 이 의원을 겨냥한 입장이나 의견 제시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당내 세력 재편은 전당대회 후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국가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라고 말은 하지만 그 앞에 '나 다음'이 있다. (이 의원이) 대선 후보일 때 우르르 갔다가 떨어지니까 쭉 빠져나왔다. 비명이 친명으로 가려다가 다시 비명으로 빠진 것이다. 그런데 이제 당 대표가 되면 또 몰려가게 돼 있다. 다들 공천에 민감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공천이 어떻게 될지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순간 막연한 불안감은 현실이 될 테니 (이 의원 측과) 다시 친해지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반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몇 명 안 된다. (전대가 끝나고) 29일 이후부터는 급속도로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명계 한 재선 의원도 "친명계가 일부 좀 늘어났을 것이다. 당연히 이제 다 이리저리 쏠릴 텐데 (이재명 책임론 등은 수그러들고) 이게 말이 되나"라고 성토했다.

박용진 의원은 당헌 개정을 중심으로 이 의원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광주 합동연설회가 열린 21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득표율이 발표되는 모습. /뉴시스
박용진 의원은 당헌 개정을 중심으로 이 의원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광주 합동연설회가 열린 21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득표율이 발표되는 모습. /뉴시스

비명계는 이 의원을 향한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우선 절충안으로 마무리된 '당헌 80조'에 이어 '권리당원 전원투표 당헌 신설' 문제를 제기했다.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원투표를 당의 최고의사결정방법으로 격상하려는 것이다. 그동안의 당 최고의결기구는 대의원대회였지만 이 조항이 신설되면 대의원대회는 사실상 무력화 된다"며 반대했다. 그는 전당원투표 요건이 당규상 3분의 1투표, 과반 찬성으로 성사되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하며 "'개딸(이 의원 지지자)에 장악된 정당'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것처럼 당원 과반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재논의를 요청했다. 이 의원은 출판기념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권리당원 투표 당헌 신설 입장' 등의 물음에 침묵으로 일관한 채 자리를 떠났다.

비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사당화 저지'를 이유로 들며 뭉쳤다. '친문' 윤영찬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중도사퇴와 송갑석 최고위원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당선권 최고위원 후보가 고민정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친명'계인 상황에서 표 몰아주기로 '친명계 지도부' 견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의원은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고자 했지만 사당화를 저지할 길이 더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라거나 "다수 최고위원 후보들이 민심에 줄 서지 않고 특정 후보에 줄 서는 상황이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하는 등 이 의원과 친명계를 직격했다.

한편 비명계 의원들은 23일 오후 3시 국회에서 '586 친문 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라는 행사명으로 긴급토론회를 연다. 박 의원과 윤영찬 의원실이 주최하고, 김종민·이상민·이원욱 의원이 참석한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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