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이준석, 安 사퇴 조건 합당과 종로·부산 공천 제안"
입력: 2022.02.23 16:28 / 수정: 2022.02.23 16:28

"李, '윤석열 측근 조심하라' 조언도"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신진환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신진환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달 초 비공개로 만나 합당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합당한 뒤 서울 종로나 부산시장 공천도 제안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월 초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합당 제안을 받았다"며 "취지는 안 후보가 후보직을 깔끔하게 사퇴하고 이를 전제로 합당하면 선거 후에 국민의당 의사를 대변하고 반영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만들어 최고위원회, 조강특위, 공천심사위에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가) 2월 11일 '열정열차' 출발일인 도착역 여수역에서 안 후보와 윤 후보가 함께 내려서 단일화를 선언하는 빅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하더라"며 "안 후보가 여기에 응하면 정치적 기반을 닦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제안이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추가로 종로 보궐선거 나간다면 공천할 수 있고, 그게 아니라도 선거 후 부산시장 출마 문제로 민주당 의원 선거구가 빌 가능성이 있으니 여기에 보궐선거를 나가도 안 후보의 정치를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본인의 견해도 제시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안 후보의 부산시장 출마 보장 언급에 관해 "이 대표가 합당 후 안 후보의 정치적 재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원직도 중요한데 그렇다면 종로도 좋고, 그게 아니면 부산 출신이니 부산 보궐선거에 나가면 좋지 않겠느냐, 그게 안 후보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본부장은 "저는 이 대표 제안의 취지를 단일화의 목표를 공동정부가 아닌 합당에 두고, 윤 후보가 아닌 당대표인 자신과 단일화 논의를 하자는 제안으로 받아들였다"며 "이 대표가 여러 얘기를 말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보기에 윤 후보는 인사 그립을 강하게 잡으려는 사람이고, 누구누구 등 총리를 노리는 사람이 많아 국민의당이나 안 후보가 생각하는 공동정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대표가) '윤 후보의 측근을 조심하라'는 개인적 조언도 해줬다. 조심해야 하는 이유를 이 대표가 말해줬지만, 그건 제가 공당 대표임을 존중해 그것까지 밝히지는 않겠다"면서 "이 대표는 필요하면 이런 내용을 자기가 안 후보와 직접 만나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이준석(사진)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달 초 비공개로 만나 합당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선화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이준석(사진)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달 초 비공개로 만나 합당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선화 기자

이 본부장은 이 대표와 만남 당시 오갔던 대화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 "이 대표가 안 후보에게 지속해서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공격할 이유가 없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이 대표의 발언 내용을 이렇게 확인하며 본심을 알고자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제안한 것을 우리가 묵살한 것에 대한 감정적 반발인지, 아니면 이중 플레이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윤 후보와 이 대표 간에 굿캅, 베드캅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 대답을 국민의힘과 이 대표에게 듣고 싶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국민의당 내에서 안 후보를 주저앉히겠다고 제안한 사람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아니면 말고식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히길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전에 국민의힘 정무 당직자를 통해 제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했고, 이 대표에게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힐 것을 요청했다"며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여기에 대해 이 대표와 윤 후보에게 그런 의사를 전달한 사람이 분명히 있지만 밝히지는 못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대표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거나 무의미한 인사의 발언을 침소봉대한 것이라면 전형적인 정치공작 발언이고 얄팍한 이간계로 비난받아 마땅하고 정치적 책임 외에 더 큰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 등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폭로 내용이 안 후보에게 보고가 됐는지 여부에 대해 "안 후보에 말씀드렸다. 합당이든 단일화든 논의된다면 윤 후보와 자기가 할 문제라고 판단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합당을 제안한 시점에 대해선 "2월 초로,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하기 전"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말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직접 소통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선 "소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의 '통합정부' 등 러브콜에 대해선 "거기에 대한 후보와 당내 논의는 일체 없다"며 "또 '무허가 업체'들이 나설지 모르겠지만 후보와 당의 공식 책임 있는 라인에서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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