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선후보 자택에서 나온 뒤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하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서초=박숙현 기자 |
4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서초동 자택서 최측근 권성동 사무총장과 '회동'
[더팩트ㅣ서초=신진환·박숙현·송다영 기자]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면 개편안을 놓고 고심 중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사무총장과 2시간여 동안 자택에서 회동하며 진로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4일 오후 6시께 서울 서초구의 윤석열 후보 자택을 찾아 2시간여 동안 회동을 가졌다. 윤 후보와 장시간 만남을 가진 뒤 두툼한 서류 뭉치를 들고 나온 권 총장은 '후보와 어떤 말씀을 나눴는가'라는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의 묵묵부답으로 대신하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권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윤 후보의 최종 결정시점에 대해 "그건 모르겠다. (후보가) 오늘은 출근을 안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댁이든 바깥이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권 총장과 윤 후보의 이날 저녁 만남은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후보의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한 가운데 하루 종일 자택에서 중앙선대위 쇄신안 후속대책을 숙고하는 과정에서 이뤄져 귀추가 주목된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총장은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과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데 사퇴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권 사무총장은 윤 후보와 만나 선대위 전면 개편안과 관련해 논의하는 한편 중진 의원들의 의중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국회에서 당 내홍 사태와 이준석 대표의 역할 문제와 관련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윤 후보는 전날(3일)에 이어 이틀째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서초구 자택에 머물렀다. 선대위 개편과 관련해 당 안팎 인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숙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심 내용에 대해 취재진의 이목이 집중됐다.
윤석열 후보의 숙고가 길어지자 '선대위 완전 해산'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선대위를 아예 없애고 대선 때까지 최소 규모의 선대본부만 남긴는 구상을 확정하고 5일 오전 발표를 할 예정이란 것이다. 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방안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발표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의 쇄신안은 선대위를 우선 해체한 뒤 실·본부별 역할과 기능을 조정해 다른 모습으로 선대위를 재건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윤 후보의 쇄신안은 실무형 선대본부만 두고, 기존 선대위의 실·본부장급 현역 의원과 당직자들은 전국 각지로 내려보내는 방안이 유력하고 선대본부장 인선도 잠정적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권 사무총장도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과 함께 사무총장직 거취를 후보에게 일임했다.
선대위 쇄신안을 놓고 고심 중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권성동 사무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 후보 자택에서 만났다. 사진은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윤 후보(오른쪽)와 권 총장. /남윤호 기자 |
권 사무총장의 윤 후보 방문은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국회에서 당 내홍 사태와 이준석 대표의 역할 문제와 관련해서 의견을 교환한 뒤 이뤄져 더 관심을 끌었다. 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이뤄진 이날 회동은 선대위 전면 개편안과 관련한 중진 의원들의 의중이 가감없이 전달되며 최종 결심을 굳히는데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부의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중진 의원들과 모임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데 중진들의 공감이 있었다"며 "당의 상황을 엄중히 보고 바람직한 수습 방안을 마련해야겠다는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어제 의원총회의 결론인 후보 중심으로 단합해서 해야 하고 당의 쇄신과 선대위 쇄신 방향에 있어 후보 의견을 존중한다는 걸 재확인했다"면서 "이 대표와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빠른 시일 내에 중진들과 이 대표가 대화하는 기회를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권 사무총장도 이 자리에서 이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중진 모임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당 대표의 제1 임무는 정권교체 선봉장이 되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이 대표의 발언을 보면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행위를 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배제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을 고려하면, 이와 관련된 내용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도 관심사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을 내치고 자신을 중심으로 선대위를 슬림하게 재구성할 가능성과, 대선이 불과 두 달을 앞둔 만큼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쥐여줄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결정이라도 분란이 예상되는 만큼 당내 혼란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는 5일 오전 선대위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