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호놀룰루=뉴시스 |
"종전선언, 한반도 넘어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유가족 여러분, 영웅들께서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통해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유가족 여러분, 마침내 오늘, 미국과 한국의 영웅들이 70년 긴 세월을 기다려 고향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 최초로 영웅들의 귀환을 직접 모실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하신 예순여덟 분 한국군 영웅들과 다섯 분 미군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모시게 된 영웅들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故 김석주 일병과 故 정환조 일병은 미 7사단 32연대 카투사에 배속되어 장진호 전투를 치렀다.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나의 부모님을 포함한 10만여 명의 피난민이 자유를 얻었고, 오늘의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앞선 2017년 6월, 대통령 취임 직후 워싱턴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참배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장진호 용사들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 '고국으로의 귀환'에 함께하게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는 故 김석주 일병의 증손녀인 대한민국 간호장교 김혜수 소위가 유해를 직접 모시고 가기 위해 함께하고 있다"면서 "늠름한 정예 간호장교가 된 김 소위를 故 김석주 일병도 크게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 참석해 있다. /호놀룰루=뉴시스 |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뿌리로 국제사회의 과제를 함께 나눌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이제는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당당하게 기여하는 대한민국이 됐다. 오늘 대한민국의 성장을 영웅들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나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국전쟁의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과 함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면서 "'지속가능한 평화'는 유엔 창설에 담긴 꿈이며,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참전용사들의 피와 헌신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가치를 공유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한미 양국의 노력 역시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겐 아직 돌아오지 못한 많은 영웅들이 있다. 정부는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용사들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 "유해발굴을 위한 남북미의 인도적 협력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제 영웅들을 모시고 돌아간다. 우리에게 평화를 향한 용기와 희망을 일깨워준 영웅들이, 마침내 자신이 나고 자란 땅으로 돌아간다. 한미 양국 영웅들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영원히 기억하고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