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부처 청문회 '가족의혹' 쟁점…"여자 조국" 등 말말말
입력: 2021.05.05 00:00 / 수정: 2021.05.05 00:00
4일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가운데 가족 관련 논란이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4일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가운데 '가족 관련 논란'이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임명 강행시 정쟁 불가피…文정부 '7대 인사 원칙' 또 논란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가운데 5인 모두 '가족 의혹'이 주요 쟁점이 됐다.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부터 시작해 배우자의 관세 회피 의혹, 배우자의 논문 표절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줄을 이어 문재인 정부 '인사 7대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가족과 외유성 출장 동원 논란, 이중국적 자녀의 의료비 혜택, 남편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등 다수 의혹을 받았다. /남윤호 기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가족과 외유성 출장 동원 논란, 이중국적 자녀의 의료비 혜택, 남편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등 다수 의혹을 받았다. /남윤호 기자

◆임혜숙 향해 국민의힘 "'의혹 하자 종합세트'·'여자 조국'"

이날 국민의힘은 5인 후보자들을 향해 날선 공세를 가했다. 먼저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여자 조국'이라는 힐난이 나오기도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도덕성에 심각한 하자가 많다. 청문회 대상자 6명 중 (여러 의혹 제기로) 언론 노출 빈도가 가장 높다"며 "임 후보자를 두고 여자 조국이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질타했다.

이어 "의혹 하자 종합세트'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며 "논문도 부부동반, 해외여행(해외 세미나)도 가족동반인데 위장전입주소는 따로 한다. 무상도 좋아한다. 해외여행 갈 때 연구비 혜택받고, (두 딸의)이중국적으로 의료비 혜택받고, 그러면서 종합소득세 안 내고 다운계약서로 세금 탈루 의혹이 있다. 무색무취인줄 알았는데 청색유취"라고 비판했다.

임 후보자는 6차례 국외 세미나에 가족과 함께 갔다는 '외유성 출장 논란'도 받았다. 이에 임 후보자는 "사려 깊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숙박비와 항공료 등은 자비로 충당했다. 호텔은 1인용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혼자 출장을 가도 방을 하나 얻어야 하는 것은 동일하기에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임 후보자의 서울 서초동 아파트 투기 의혹에 대해 "탈세의 여지가 있다. 취등록세와 양도세를 면탈하고 서초동에 가서 아파트 사고 다운계약해서 취등록세를 탈세했다고 생각한다"며 "그 당시 관행이 그랬으니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은 틀린 답변이다. 공직을 맡으신 분이라면 그 당시 관행은 그랬지만 사과를 하셔야 한다"

그는 또한 남편과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 내용이 같아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임 후보자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완전히 같은 글을 '붙복'(복사+붙여넣기)했다는 느낌이다. 문장과 수식, 도표 등 서로 다른 부분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하자 "제자들이 모두 공동 저자, 제1 저자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임 후보자의 교수 재직 시절 더불어민주당 당원 가입을 지적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학교(이화여대)측이 정관을 개정한 취지는 '정유라사건' 직후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교수들의 정치활동을 지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임 후보자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과학기술인으로서 우리나라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으로 가입했다"며 "당원에 가입했으나 정치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바는 없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 증여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잘못을 저지른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남윤호 기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 "증여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잘못을 저지른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남윤호 기자

◆문승욱 '증여세 탈루 의혹'에 "뒤늦게 추가 납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을 받았다. 그는 "자녀 증여세에 대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세무사를 통해 확인했고, 세법에 따라 증여에 해당하는 부분은 추가로 납부했다"며 사과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 후보자의 두 자녀가 지난 5년간 신고한 소득액보다 예금액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문 후보자가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고 증여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문 후보자는 "증여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잘못을 저지른 측면이 있다"며 "실수한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야당 의원들이 '증여세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10년간 증여세 한도 금액만 증여했냐'는 취지로 비판하자 문 후보자는 "그 시점에 보험설계사를 조언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로서 결과적으로 큰 잘못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래서 그부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송구한다. 하지만 재산 신고 내역은 모두 신고했다"고 부연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도자기 밀반입 의혹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남윤호 기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도자기 밀반입 의혹'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남윤호 기자

◆'관세 회피' 논란 박준영…"카페 운영 중단"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후보자 부인이 외교관 이삿짐에 포함시켜 들여온 영국산 도자기에 대한 '관세 회피' 논란이 집중 조명됐다.

박 후보자 부인은 상당한 수량의 찻잔·주전자·도자기 등을 개인 카페에 비치하고 소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관세회피를 저희가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이삿짐 화물이라고 치부했지만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또 "소매업을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을 받았다. 지적받자마자 소매업을 등록했다. 문제가 너무 커지고, 아내도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카페 영업을 중단한 상태고 향후 영업하지 않을 계획에 있다. 인수자를 찾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삿짐 물품이라고 해도 모든 이삿짐이 다 관세 면제되는 게 아니고 해외에서 거주할 때 3개월 이상 사용하고 국내에 들어와 사용된다는 전제로 관세가 면제되는 예외품목들이 있다"며 "후보자 배우자가 한 이런 행위는 명백한 밀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단순히 도덕성 문제를 넘어 실정법 위반 사항까지 간 상황"이라며 "관세청과 협의할 게 아니라 수사 받아야 한다. 후보자의 배우자의 고가 도자기 밀반입 관련 관세법 위반 사항이 나오면 책임 지겠냐. 후보자가 지금이라도 정확한 수량을 국민께 설명하고 직에서 사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도 "외교부에 확인해보니 후보자가 (영국에서) 지냈던 거처가 30평밖에 안 된다. 영국에서 궁궐에서 살았나"라며 배우자 SNS에 올라온 도자기 사진을 두고 "처음 접했을 때 난파선에서 보물을 건져 올린 사진인 줄 알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유일하게 야당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후보자가 됐다. /남윤호 기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유일하게 야당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후보자가 됐다. /남윤호 기자

◆"가상화폐 열풍, 일자리 정책 탓이냐"…안경덕 "동감 안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현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둘러싼 후보자와 야당 의원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현 정부가 청년 일자리 정책을 잘 하고 있느냐"고 묻자 안 후보자는 "2018∼2019년까지는 나름대로 정부 정책이 시장에 수용됐다고 생각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급격한 충격으로 매우 어렵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 의원이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하자 "청년 미스매치(일자리 수급 불균형), 대·중소기업 임금과 근로 조건 격차도 있고 구조적 요인도 많고 경기적 요인,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상황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가 많은 정책을 했지만, 청년들이 체감하는 부분은 좀 문제가 있다"고 일부 인정했다.

반면 안 후보자는 김 의원이 '청년들의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정부의 일자리 정책 실패 탓이라는 지적에 "그 부분에 대해선 동감하기는 그렇다(힘들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밖에 안 후보자는 각종 논란와 의혹이 전혀 제기되지 않아 야당 의원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 후보자가 국회로 제출한 (인청) 서류를 보니 7대 인사 원칙에 위배되는 사안이 전혀 없다"며 "30년 공직 생활은 짧지 않은 기간임에도, (안 후보자가) 세간의 질타를 받을 흠이 없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자 김 의원은 "7대 원칙에 위반되는 사안이 없다는 데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임이자·박대수 의원도 "깨끗하게 살아온 분 아니냐", "깔끔한 공직생활에 경의를 표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국민의힘은 우선 임혜숙 후보자에 대한 청문 요구서를 채택하지 않을 계획이다.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저희는 청문보고서 채택 안할 예정"이라며 "저는 첫 발언부터 창피 당하지 말고 사퇴하라고 했다. (앞으로도)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 경과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이 기간 내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범위를 정해 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청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추미애·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정의용 외교부 장관 등 29명의 장관급 후보자를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했다. 이번에도 5개 부처 장관 모두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다면 정권 말기 여야 정쟁이 가속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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