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 법사위원장 불발 정청래의 '두 마음'…"쿨한 수용 맞아?"
입력: 2021.05.01 00:01 / 수정: 2021.05.01 00:01
차기 법제사법위원장으로 거론됐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에서 박광온 의원을 낙점하자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변에서 다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정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차기 법제사법위원장으로 거론됐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에서 박광온 의원을 낙점하자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변에서 다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정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與, 확진자·접촉자·방역수칙 위반 많은 이유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호중 원내대표 선출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에 박광온 의원을 내정했다. 후임자 내정 과정을 두고 내부에서 여러 뒷말이 나왔다. 야당은 인물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여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진 모양새다. 원 구성 재협상과 직결된 새 법사위원장 임명을 두고 다시 정국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친문 당원들이 '114운동'을 펼치면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한 민주당 관계자들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진, 접촉자, 자가격리자,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많이 나오면서 내로남불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민의힘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김기현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차기 당 대표 선거와 연결된 의원들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활동 재개에 대해선 당 안팎에서 회의적인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예정인 경남 양산에선 '환영과 반대' 두 개의 상반된 민심이 부딪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차기 법사위원장 與 '일방 결정'에 野 '부글부글'

-더불어민주당에선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뒷이야기가 좀 있었네?

-윤 원내대표가 후임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야. 4선 우상호 의원은 원내대표를 지냈다며 제안을 거절했고, 그다음이 정청래 의원이었는데, 내부에선 캐릭터가 강한 그가 법사위원장을 맡을 경우 '독선'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해.

-정 의원은 당에서 박광온 의원을 신임 법사위원장으로 낙점하자 SNS를 통해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했어. 그런데 윤 원내대표의 의중이 박 의원 쪽으로 쏠리는 것을 전해 들은 정 의원은 주변에 "분통이 터진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는 말이 있어.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진짜 쿨하게 수용한 것 같지는 않아(웃음).

-야당 쪽에선 박 의원 내정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지?

-인물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모양새야.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에 여당 의원이 18개 상임위원장직을 싹쓸이한 이후 여야 원내대표 교체기에 한 번이라도 상임위원장직 재협상 이야기가 여권에서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여당의 국회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내부에선 이대로 전반기를 보내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서라도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반인 듯해.

-윤 원내대표는 원 구성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 확고해. 이미 원내대표 경선 때부터 확고하고 일관된 입장이야.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가 원 구성 재협상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현재로선 윤 원내대표가 재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작아 보여. 협상이 불발된다면 여야 새 원내지도부가 각을 세우는 것이 불가피할 텐데, 다시 정국이 얼어붙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5월 첫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선출하는데, 어쩌면 야당 신임 원내대표가 뽑히자마자 1년 전 여야 갈등이 재현될 수도 있을 것 같아. 5월 첫 본회의에서 야당의 대처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어.

-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권리당원 게시판 등 온라인에 친문 당원들이 '114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어. 당 대표로 1번 홍영표 후보, 최고위원은 1번 강병원과 4번 전혜숙 후보를 찍으라고 독려하는 운동이야. 특히 전혜숙 의원은 친문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데, 응원하는 걸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백혜련 의원을 떨어뜨리려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어. 민주당 당권 경쟁에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 지사 견제가 보이는 사례로 보여.

지난 3월 25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장섭 민주당 의원 등이 카페 5인 이상 집합 금지 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철영 기자
지난 3월 25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장섭 민주당 의원 등이 '카페 5인 이상 집합 금지' 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철영 기자

◆당·청, 잇단 확진자 발생과 방역수칙 위반

-최혜영 민주당 의원 보좌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본회의 개최가 연기되기도 했는데, 정당 중에서 유독 민주당에서 확진자, 접촉자, 자가격리자가 많은 것 같아.

-기본적으로 무증상자가 많아서 감염 경로를 특정하기 힘든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특정 당에 감염 숫자가 많다고 무조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할 것은 아니라고 봐.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서 각 당 의원, 보좌진, 당직자, 국회 직원, 취재진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봐.

-민주당 의원이 174명으로 전체 의석의 58%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인원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코로나 관련 문제가 더 많은 측면도 있어 보여. 좋게 보면 의원과 보좌진들이 의원활동과 다른 일정을 활발하게 소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나쁘게 보면 약간 경각심이 늦춰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해. 확진 판정을 받은 이개호 의원 사례도 있고, 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방역수칙 위반으로 과태료까지 부과받기도 했지.

-노 전 실장의 경우 본인은 10만 원 과태료이지만, 그가 갔던 카페는 수 차례 방역수칙 준수를 안내했다는 주장에도 결과적으로 5인 이상 합석이 이뤄졌고, 출입명부가 제대로 적혀있지 않은 것도 확인돼 15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어. 이게 무슨 민폐야. 정치인들은 방역수칙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봐.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를 떠난 전직 참모 4명과 청와대 관저에서 5인 이상 송별회를 겸한 만찬을 한 게 내로남불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어. 권력자들이 자기들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에게는 지키라고 강요하는 듯한 모습이 잇달아 나오는 것은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아. 정부 방침에 적극 협조하는 국민들이 정말 많은데, 당·정·청 인사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아.

-사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문제(?)가 적발됐을 때 "우리는 문제 없다", "왜 이런 걸 지적하느냐"는 변명도 많이 하는데, 이런 모습도 민심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 잘못하다 적발되면 "미안합니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먼저 하는 것도 필요해 보여.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설치한 모습. /강보금 기자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설치한 모습. /강보금 기자

◆文대통령 사저에 대한 양산의 엇갈린 민심

-이번 주에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를 둘러싼 지역 내 갈등도 논란이 됐어. 기존 사저는 양산 매곡동에 있는데, 경호처에서 매곡동 자택은 안 된다고 해서 평산마을에 새 사저 부지를 사서 최근 공사를 시작했는데, 마을 주민의 강한 반대로 공사가 중단됐어.

-반면 매곡동 마을 주민들은 대통령의 귀환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문 대통령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라는 러브콜을 보내면서, 사저 변경 가능성도 나왔어.

-청와대는 일단 "현재로서는 사저 변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인근 주민들이 먼지 발생이나 이런 부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런 부분을 철저하게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일시적으로 중단한 공사를 조만간 재개할 의사를 내비쳤어.

-그런데 평산마을 주민들이 문제 삼는 건 '먼지 발생'이 아니거든. 이들은 지역주민과 소통 없는 사저 건립 방식, 퇴임 후 문통이 내려오면 관광객이 몰려서 교통난 및 소음 공해 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서 대통령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을 수십 장 내걸었는데, 청와대서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게 아닌가 싶어.

-또 대통령의 고향인 양산에서도 환영과 반대가 공존하는 모습이 작금의 문 대통령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이야기도 많았는데, 사실상 어려운 모양새지?

-경제계, 불교계, 시민사회계 등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청와대에 건의했고, 국민청원에도 4월에만 6건의 관련 글이 올라왔어. 하지만 청와대는 "현재까지는 사면을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선 검토할 계획이 없다"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어. 민주당 지도부도 청와대와 같은 입장이고. 특히 박진영 상근부대변인은 "삼성어천가 때문에 토할 것 같은 하루"라는 SNS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이 부회장 사면 요구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솔직한 분위기를 보여준 게 아닌가 싶어.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하는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오른쪽).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하는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오른쪽). /남윤호 기자

◆野 신임 원내대표 선출, 당권과 연계된 빅픽처?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 4선)이 선출됐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순조롭게 원내사령탑 교체가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많네?

-맞아. 현장은 그야말로 잔칫날 분위기였어. 경선에 참여한 4명의 후보(김기현·권성동·김태흠·유의동 의원)도 재치 있는 멘트로 투표 전 토론회를 이어갔어. 때문에 토론회 중간중간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

-결과도 예상과 다르지 않았어. 당초 김기현 의원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이변은 없었어. 결선 투표를 거치기는 했지만, 김 의원이 무난히 과반수(100명 중 66명)를 넘겨 당선에 성공했어.

-그런데 강성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됐던 김태흠 의원이 결선 투표에 올라간 건 의외네?

-김태흠 의원이 결선까지 간 건 정말 의외였어. 당 안팎에선 당연히(?) 권성동 의원이 2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거든. 취재진 사이에선 "설마 친박 김 의원이 당선되는 것 아니냐", "역시 당내에 친박 세력이 있었다" 등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

-1차 투표에서 김태흠 의원이 2등을 한 것과 영남에 지역구를 둔 김기현 의원이 최종 1위를 차지한 것 등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이 다시 강경한 대여 투쟁으로 노선을 틀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데, 의원들이 김기현 의원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봐?

-기본적으로 김기현 의원은 지역 기반이 영남이지만, 중도 성향을 띄고 있고, 곧 열리는 당 대표 선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말이 나왔어. 당 대표 선거에서 새 얼굴을 뽑으려면 원내대표는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에서 나와야 한다는 당 안팎 여론도 있었고.

-김태흠 의원이 1차 투표에서 30명의 지지를 얻은 것은 당내에 강경파 의원들도 적지 않은데, 그래도 다수는 영남 기반에 중도를 표방한 김기현 의원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 같네. 그럼 당 대표 선거에서 주목받는 새 인물은 누가 있지?

-역시 초선인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 아닐까. 김 의원은 수도권 의원인 데다 나이도 50대 초반으로 젊어 당의 새 얼굴이 될 거란 기대를 받고 있어. 또한 성향도 합리적 중도이고, 소신도 있다는 평가가 있어서 중진의원들에게도 쉽지 흔들리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왔어.

-일부 매체에선 국민의힘이 '도로 영남당'으로 회귀했다는 비판도 나왔는데, 당 대표 선거에서 새 인물을 뽑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미뤄야 할 것 같네.

-황교안 전 대표가 요즘 활동을 재개했는데, 그에 대한 당 안팎 분위기는 어때?

-대부분 부정적인 시선이야. 최근 손실보상제 통과를 주장하면서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최승재 의원을 만나기도 했는데, 동행한 다른 의원은 없었어. 황 전 대표와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나경원 전 의원만 봐도 엮이지 않으려는 모습인데,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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