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대결심? 난 몰라…제가 사퇴를 왜 하나"
입력: 2021.04.04 16:37 / 수정: 2021.04.04 16:37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캠프 측에서 언급한 중대결심에 대해 저와 사전에 어떤 교류나 교감이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인터넷언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는 박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캠프 측에서 언급한 '중대결심'에 대해 "저와 사전에 어떤 교류나 교감이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인터넷언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는 박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샤이진보' 근거? 조그만 소리로 1번 찍었다고 말해"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캠프 측이 경고한 '중대결심'에 대해 선을 그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인터넷기자단 기자간담회에서 중대결심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질문 받고 "(저와) 사전에 어떤 교류나 교감이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박 후보 캠프 전략기획본부장 진성준 의원은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사퇴를 촉구하며 "저희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선거운동에 임할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중대한 결심을 배제할 수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해 관심을 끌었다.

박 후보는 "보도가 나간 다음 물어봤는데 의원단 회의를 거쳐 뭔가 하기로 결정했는데 그에 대해 오 후보 측의 답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 후보가 생태탕 집 주인과 아들, 처남 사진 등이 나온 이후 이 문제와 관련해 아예 이야기하고 있지 않아 그 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조치에 대해 "진 의원과 의원단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중대결심이 박 후보 '중도 사퇴'를 의미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그건 농담 아닌가. 그런 이야기를 할 가치가 있나. 제가 왜 사퇴를 하나. (오 후보는) 사퇴 전문가이지 않나. 10년 전에도 사퇴했고 이번에도 증인이 나오면 사퇴하겠다고 본인이 말하지 않았나"라고 겨냥했다.

박 후보는 또 '샤이 진보'를 강조하며 선거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샤이 진보가 몇 퍼센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샤이 진보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어제 하루만 해도(유세 도중) 명함을 쭉 나눠드리는데 조그만 소리로 제게 와서 '투표하고 왔다. 1번 찍었다'고 이야기하신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아주 조그맣게 이야기한다. 걱정하지 말라고. (유세하는) 제 남편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며 "여론조사 상에도 샤이 진보가 전화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과의 합동 유세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번 선거 컨셉 자체가 경청 유세였다. 다양한 계층 시민이 오셔서 거기에 대해 이야기해주면 듣고 답하는 형태가 짜여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조금 스타일이 달랐다"며 "물론 제 마음 같아선 심상정 의원 같은 분들이 와줬으면 참 좋겠다 (싶어) 제가 전화도 드리긴 했었다. (심 의원은) '나중에 다시 전화하겠다 그렇게만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박 후보는 샤이 진보에 대해 분명히 있다고 강조하며 조그마한 소리로 제게 1번 찍었다고 말한다고 했다. 4일 국회에서 인터넷언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는 박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박 후보는 샤이 진보에 대해 "분명히 있다"고 강조하며 "조그마한 소리로 제게 1번 찍었다고 말한다"고 했다. 4일 국회에서 인터넷언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는 박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그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2030 민심 이반 이유에 대해선 "2030 세대는 굉장히 힘들다. 일자리와 관련한 불투명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앞날 걱정이 상당히 많다. 충분히 그런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30 역할 중에는 늘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갈망,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 왔던 역할들이 굉장히 주요했다고 생각한다"며 "2030이 민주당에 섭섭하고 좌절했지만 거짓말하는 후보라는 부분 때문에 공정한 서울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책무 속에서 갈등하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다"고 오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촉발한 서울시 퀴어축제 허용 이슈와 관련해 최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퀴어축제는) 서울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진행하는 것이 맞지 않나 본다"며 동성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지난 2016년 2월 "동성애법은 자연의 섭리와 하느님의 섭리를 어긋나게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어 동성애 관련 입장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그 행사는 분명히 말하지만 순복움교회 목사가 각 당 대표들을 다 초대했는데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간다고 해서 제가 대신 간 거고 그날 제가 이야기한 내용은 가서 이렇게 얘기하고 오라고 해서 제가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언론 편향성에 대한 불편한 기색도 드러냈다. 앞서 박 후보 캠프는 이날 한 언론보도에 "불공정 보도행태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가장 강력하게 취하겠다"며 경고했다. 오 후보 지지자 취재 기획 기사는 그대로 둔 반면 박 후보 지지자 관련 기사는 1시간 만에 포털에서 삭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후보는 "아직도 우리나라가 언론 자유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일어났던 언론 통제나 왜곡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 후보 측에서 제기하는 tbs 편향성 주장에 대해선 "언론이 편향돼 있고 편향돼 있지 않다는 건 시청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tbs가 편향돼 있다면 시청자들이 방송을 외면할 것이다. 본인들(국민의힘) 잣대로 말하는 건 옳지 않고, 국민의힘은 이런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박 후보는 또 민주당의 변화도 약속했다. 그는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박영선의 서울시는 완전히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있는 힘껏 민주당에 갖고 있는 불만과 섭섭함 풀어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도 바꾸겠다. 더 크게 품을 수 있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 다양한 목소리 흡수할 수 있는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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