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북한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태가 있었던 주말에도 골프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 행장. /뉴시스 |
임직원들 태풍 피해 극심했던 기간에도 35차례 골프장 방문
[더팩트|문혜현 기자] 해양·수산인의 발전 및 성공을 지원해야할 수협은행 임직원들이 입회비 30억 원에 달하는 골프장을 2년 간 518차례나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협 임직원들은 코로나19로 국가 방역에 만전을 기하던 상황에도 6개월 간 118차례 골프장을 방문했다.
특히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태가 있었던 지난 9월 24일 이후 주말에 두 차례 골프를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피살 사태로 남북관계가 경색됨은 물론 올 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태풍으로 수산업계가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고객 접대용' 골프장행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협은행은 해양수산부 소관 특수은행으로 수협중앙회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 발생 당시 해수부는 희생된 공무원의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수색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매우 분주한 상황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어선이 성어기임에도 불구하고 실종된 어업지도선 지원 수색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지난달 28일 해수부와 수협중앙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서해5도 해상 인근에서 조업 중인 130여 척의 어선이 조업활동과 병행해 이번 수색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충남 예산·홍성)이 수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수협은행 보유 골프회원권 이용현황'에 따르면 수협 임직원들은 지난 2019년 1월 17일부터 2020년 9월 29일까지 총 518차례 골프장을 찾았고, 그중 269차례는 평일에 방문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수협 임직원들은 극심한 태풍 피해가 발생했던 8월 26일부터 9월 8일까지 35차례 골프장에 갔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엔 147차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선 4월 3일 이후 118차례 골프장 문턱을 드나들었다.
9월 24일 해수부 공무원이 피살돼 온국민이 충격에 빠진 상황에도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어김없이 골프장을 찾았다. 9월 26일과 27일 이 행장은 입회비 12억 원, 8억 원에 달하는 고급 골프장을 방문했다. 이 행장은 오는 24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22일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수협 임직원들이 고객접대 명목으로 지난 2년간 518차례 골프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홍 의원. /이새롬 기자 |
수협은 대외업무 및 영업지점 VIP고객 응대를 명분으로 골프장 회원권 3개(총 30억)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수협이 제출한 이용현황 자료엔 동행 인원과 업무 명목이 빠져있다. 누구와 어떤 이유로 골프장을 방문했는지는 당사자들만 알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수협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2019년 129회 사용에 4518만 원, 2020년 56회 사용에 2106만 원 등 총 6624만 원으로 모두 골프영업에 쓰였다.
이에 홍 의원은 "수협은행은 11만 어업인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은행"이라며 "올해 기록적 장마와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들의 피해는 외면한 채 임직원들이 골프를 즐겼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1조7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수협에서 정부의 방역지침마저 무시하며 골프를 즐긴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골프장을 갈 열정으로 대한민국 수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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