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외신에서 제기되는 북한 내 소식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유튜버가 나타났다. 사진은 채널의 한 장면. /Echo DPRK 유튜브 캡쳐 |
"북한 선전선동부가 운영 중일 것. 200%확신"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최근 외신에서 제기되는 북한 내 소식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유튜버가 나타났다. 'Echo DPRK(북한의 메아리)'라는 아이디로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단 '은아'라는 20대 여성이 영어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실상 북한 국적 첫 유튜버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 채널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는 북한 선전선동부에서 운영 중일 거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채널은 2017년 12월 12일 첫 영상을 업로드해 꾸준히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고 있다. 평양 시내의 모습, 북한 관광, 예술문화 공연 등의 내용으로 11일 기준 158개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남북미 판문점 회동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요 동향에 대해서도 전달했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외신 보도에 나오는 북한 소식에 반박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 |
영상에서는 유튜버 '은아'가 평양 소재의 한 마트에 직접 방문해 시민들에게 직접 "요즘 물가가 비싸졌거나 상점에 물품이 모자라 보이느냐"고 묻고 "그건 모르겠다", "오히려 더 싸졌다", "모자라지 않는다"라는 답변을 유도해낸다. /Echo DPRK 유튜브 캡쳐 |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이 돌던 지난달 26일 워싱턴포스트는 평양에서 사재기가 벌어지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Echo DPRK는 '진실 혹은 거짓(True or False)'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는 유튜버 '은아'가 평양 소재의 한 마트에 직접 방문해 시민들에게 직접 "요즘 물가가 비싸졌거나 상점에 물품이 모자라 보이느냐"고 묻고 "그건 모르겠다", "오히려 더 싸졌다", "모자라지 않는다"라는 답변을 유도해낸다.
그러면서 "우리가 코로나19와 맹렬한 투쟁을 벌이는 가운데 '가짜 뉴스'(fake news)는 가장 원치 않는 것"이라며 "우리가 경각심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지난 7일 유튜버 '은아'는 김 위원장이 '건강 이상설'을 뚫고 등장한 순천인비료공장을 방문해 "순천비료공장 설립이 완료됐다"며 "김 위원장이 직접 나타나 준공 기념 테이프를 잘랐다"고 설명했다. 일부 미국 전문가들이 이 공장을 우라늄 추출 장소라고 주장하자 반박에 나선 걸로 보인다.
북한 당국과 공식 매체가 이 유튜브 채널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어 운영 주체는 현재 베일에 쌓여있다. 다만, 중국,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운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
7일 유튜버 '은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강 이상설'을 뚫고 등장한 순천인비료공장에도 방문해 "순천비료공장 설립이 완료됐다"며 "김 위원장이 직접 나타나 준공 기념 테이프를 잘랐다"고 설명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한 장면. /조선중앙TV 캡처 |
전문가는 노동당의 '선전선동부'가 이 유튜브를 운영 중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전선동부'는 북한 내부의 사상관리를 전담하는 당 핵심부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 모든 언론의 보도사항을 지도·통제를 담당하고 있다. 대외 선전·선동도 담당하고 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유튜브 채널에 대해 "당 선전선동부가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200%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에서 개인이 이런 활동을 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북한 당국이 개인을 내세우는 이유는 조직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선전의 방향을 세계 추세에 맞춰 유튜브에도 진출한 것 같다"면서 "유튜브는 개인 방송이 주를 이르니 개인 방송처럼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11일 정례브리핑에서 "Echo DPRK라는 계정이 북한 당국의 것이라고 단정해서 보기는 어렵다"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