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신임 김태년, 시작부터 야당과 본회의 협상 시험대
입력: 2020.05.08 00:00 / 수정: 2020.05.08 00:00
7일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사령탑에 당권파 김태년 의원이 당선됐다. 177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고 문재인 정부 하반기 국정운영과 정권 재창출 기반을 다져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그의 어깨에 놓였다.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는 김태년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임영무 기자
7일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사령탑에 당권파 김태년 의원이 당선됐다. 177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고 문재인 정부 하반기 국정운영과 정권 재창출 기반을 다져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그의 어깨에 놓였다.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는 김태년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임영무 기자

위성 교섭단체 꼼수 저지, 상임위 배분 등 당면 현안 산적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앞으로 1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당권파' 김태년 의원(4선)이 선출됐다. 통합과 안정의 리더십으로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그의 앞에는 당장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개의부터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대응까지 굵직한 원내 현안이 쌓여 있다.

7일 오후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은 총 163표 중 82표 과반을 얻어 결선 없이 당선됐다. '친문 핵심' 전해철 후보는 72표, '비주류' 정성호 후보는 9표에 그쳤다. 여당 일각에선 선명한 2중 1약 판세 속에서 "1차 경선에서 끝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내대표 선거 재수생' 김 의원은 특히 재선 이상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지지세를 넓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대표적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의 표심이 김 의원 쪽으로 기울며 당선 향배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광주·전남권(18석) 의원들도 전남 순천 출신인 김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론 '3철(이호철·전해철·양정철)'이라 불리는 전 의원에 대한 당내 부담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하반기 국정과제를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당선 인사를 통해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제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기능 폐지, 국회 운영 상시화 등을 담은 '일하는 국회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확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에서 '일하는 국회'의 핵심은 상시국회"라며 "이번 총선 민의에서도 나타난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기에 야당과도 충분히 협의해 먼저 일하는 국회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8일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대표 선출 직후 이들과의 협상을 통해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개의, 시한 내 원구성, 상임위 배분 등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는 김 원내대표. /임영무 기자
김 원내대표는 8일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대표 선출 직후 이들과의 협상을 통해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개의, 시한 내 원구성, 상임위 배분 등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는 김 원내대표. /임영무 기자

하지만 내홍 끝에 당 재건을 노리고 있는 제1야당 미래통합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합당은 8일 주호영 의원(5선)과 권영세(5선) 2파전으로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다. 주 의원이 선출될 경우 김 원내대표보다 선수(選數)가 위인 데다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특임장관 등을 역임하며 다져온 노련한 협상력을 무시할 수 없다. 김 원내대표와 주 의원은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바 있어 이들의 합도 주목된다. 16대~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친박 권영세 당선인은 김 원내대표와 특별히 겹치는 활동이 없다.

통합당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김 원내대표는 당장 이들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개최를 비롯해, 법정 기한 내 21대 국회 원 구성, 코로나19 관련 3차 추가경정(추경)예산안 등을 놓고 줄다리기에 나서야 한다. 이를 두고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하며 "발목잡기에 대해서는 단호한 힘을 보여주는 것도 동시에 요구된다. 협치도 하면서 힘도 발휘해야 해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4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는 15일 전까지 마지막 본회의 일정을 확정 지어야 하는 임무가 새 원내대표 손에 달렸다.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계류된 1만5000여 건의 법안 가운데 과거사 정리법, 해직공무원복직특별법, 헌법 불합치 보완을 위한 세무사법 등 주요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은 국회 전반기 국정운영을 좌우하기에 첨예한 현안이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의석수가 177석으로 늘어난 만큼 20대 국회 때보다 더 많은 위원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며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오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본회의 통과 문턱에서 발목 잡았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확보할지가 주목된다. 통상 법사위는 여당 견제 차원에서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임위 배분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여 21대 국회 원 구성이 법적 시한을 또 넘길 가능성도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20대 국회 첫 본회의는 "국회의원 총선거 후 최초 임시회는 임기 개시 후 7일에 집회"해야 한다. 여기에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뽑고, 이날로부터 3일 이내에 상임위 구성을 마쳐야 한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상임위는 가급적이면 야당과 충분히 협의해 서로간에 이해가 되는 상황 속에서 합리적인 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야당 원내대표가 선출되지 않은 시점에 특정 상임위와 관련해 임장을 말하는 것은 앞으로의 협상에서 장애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7월 출범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구성 등 개혁 후속조치와 포스트 코로나 경제 위기 대응 등의 과제가 예고돼 있다.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는 김 원내대표 /임영무 기자
중장기적으로는 7월 출범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구성 등 개혁 후속조치와 포스트 코로나 경제 위기 대응 등의 과제가 예고돼 있다.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는 김 원내대표 /임영무 기자

통합당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 대응도 신임 원내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과 한국당에서 그런 식의 꼼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만약 꼼수가 반복됐을 경우 국민들의 지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꼼수를 우리가 과연 인정하고 존중할지에 대해선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상임위 배분 협상 과정에서 야당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 카드를 무마시킬 수 있다는 전략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달 편성을 완료해 6월 중으로 제출할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3차 추경안 통과도 시급성이 요구되는 과제다. 특히 3차 추경 규모는 약 30조 원까지 거론되고 있어 통합당에서 재정건전성, 세출 조정 등을 이유로 발목잡기에 나설 수 있다. 이 역시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패키지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3차 추경은 필연적"이라며 "가급적이면 빨리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위기 대응 극복 위해 그 규모도 상당해야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고용, 산업위기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등 입법 과제를 발굴하고 처리해야 한다. 또 7월 출범하는 공수처의 처장 인선을 위한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도 야당과 치열한 수 싸움을 벌여야 한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지금 후속 법안 처리도 시급하고 또 (공수처가) 7월 출범을 앞두고 있기에 관련 절차는 원내 의원님들과 지금까지 그 문제를 검토한 당 지도부와 충분히 협의해서 추진해 갈 것"이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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