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혼란의 통합당, 홍준표 등 '무소속' 중진들 돌아올까
입력: 2020.04.22 05:00 / 수정: 2020.04.22 05:00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중진 의원들의 미래통합당 복귀에 관심이 몰린다. 사실상 지도부 공백 사태에서 이들의 역할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임세준·이선화·남윤호 기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중진 의원들의 미래통합당 복귀에 관심이 몰린다. 사실상 지도부 공백 사태에서 이들의 역할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임세준·이선화·남윤호 기자

복당 놓고 내부이견…윤상현 "미래통합당은 대안 아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무소속 중진 의원들의 미래통합당 복당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당내 혼란 수습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중량급 의원들의 리더십과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당의 공천을 부인하고 나갔던 만큼 적절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한 통합당 출신은 홍준표(5선·대구 수성을)·김태호(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권성동(4선·강원 강릉)·윤상현(4선·인천 동구미추홀구을) 등 전·현직 중진 의원이다.

네 사람 모두 개인기로 기존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해 향후 거취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권 의원은 지난 16일 바로 복당을 신청하면서 원내대표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김 전 의원도 "빠른 시일 내에 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복당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서도 당내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당내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통합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경태 의원은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을 찬성하면서 "통합당은 이들과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심사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저는 (네 사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세연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영구 복당 불허' 같은 논의도 있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지금 총선 직후에 당장, 즉시 복당이 되긴 여건상 어려울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복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의 사퇴 이후 사실상 지도부 공백 상황이 벌어지자 당내에선 무소속 의원의 역할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미래통합당 중앙선대위 해단식. /남윤호 기자
황교안 대표의 사퇴 이후 사실상 지도부 공백 상황이 벌어지자 당내에선 무소속 의원의 역할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미래통합당 중앙선대위 해단식. /남윤호 기자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그런데 지금 그 비중(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이 너무 커지는 것은 논의의 본질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일단 지금 당이 처한 상황부터 먼저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일축했다.

김용태 의원과 강효상 의원은 홍 당선인의 복당 문제를 놓고 온라인 상에서 거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18일 김 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선거 다음 날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노래방 기계도 가져와 춤도 추려 했다고요. 그리고 바로 대선 얘기까지 하셨더군요"라면서 "부디 기뻐하는 것은 대구 지역구 안에서 그쳐 달라. 그것이 한때 우리 당의 대표였던 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지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강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반박에 나섰다. 홍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강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손바닥 뒤집듯 구로에 낙하산 공천받아 갈등을 야기했던 자가 막장 공천의 최대 피해자인 홍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무슨 자격으로 도리 운운하느냐"고 꼬집었다.

홍 전 대표는 이전부터 당내 복당 논의에 대해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당초 복당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내게 복당 운운하는 질문 자체가 무례하고 불쾌하다"며 "내가 이 당을 25년간 지키고 공중 분해 직전까지 갔던 당을 살린 사람이다. 뜨내기들이 잠시 당을 차지해서 당권 농단을 하긴 했지만, 이 당은 여전히 한국 보수 우파의 본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탄핵 때 당을 배신하고 지난 대선 때 당을 비난하고 지선 때 분탕질쳤던 사람들이 나의 복당 문제를 운운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최근 대구에서 당선 인사 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향후 거취는 밝히지 않은 채 당선 직후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보수 정계개편'을 주장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저는 주민 후보다. 시민들이 세워주셨기 때문에 이분들의 뜻을 먼저 묻는 게 예의"라면서 "복당보다는 야권이 몰락한 상태에서 야권 재편을 위해 역할을 숙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이 대안이 아니라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면서 "그동안의 사고를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세대·지역·이념까지 뛰어넘어 모두 포용하는 캐치올 파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당내 혼란으로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밖에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지난 15일 사퇴 관련 입장을 밝히는 황 대표. /남윤호 기자
전문가들은 당내 혼란으로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밖에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지난 15일 사퇴 관련 입장을 밝히는 황 대표. /남윤호 기자

이런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복당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외부로부터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의견이 엇갈렸다.

박성헌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어쨌든 총선 패배 원인 가운데 공천 잘못도 제기되고 있다"며 "복당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복당이 된다면 이들의 지나온 정치 역정상 당에서 긍정이던 부정이던 큰 역할을 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 선거에서 졌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정리정돈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수권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통합당이) 당분간은 어떤 형태로든 혼란이 불가피하다"면서 "백마를 탄 초인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런 건 없고, 당내에서 나오는 백가쟁명식 논의를 다음 지도체제가 어떻게 수렴할 수 있는지가 숙제"라고 설명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무소속 의원들이 오히려 모임을 만들어서 밖에서 협의체를 움직이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통합당은 변화돼야 한다. 변화되지 않고 또다시 들어가서 당권 싸움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그 사람들이 자기 욕심으로 당장 당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성숙된 정치로 기다리면서 변화를 유도하는 게 낫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이) 왜 졌는가에 대해서 워크샵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패배 원인이 뭔지 봐야 한다. 통합당은 먼저 콘텐츠가 없었고, 지도력이나 전략이 없어서 진 것"이라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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