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직접 그린 '노무현 초상화' 들고 '서거 10주기' 참석
입력: 2019.05.22 16:18 / 수정: 2019.05.22 16:18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조지 워커 부시(73)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분단을 넘어 평화로 6·25전쟁 60년 평화기도회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평화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 /뉴시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조지 워커 부시(73)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분단을 넘어 평화로 6·25전쟁 60년 평화기도회'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평화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 /뉴시스

조지 부시, 가장 먼저 추도사 예정…고인 업적 기리며 명복 빌 듯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조지 워커 부시(73)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추도식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인 부시 전 대통령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부시 전 대통령의 참여로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의 격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부시 전 대통령은 가장 먼저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한다. 부시 전 대통령이 어떠한 내용의 추도사를 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지도력과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명복을 빌 것으로 보인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슬퍼했다고 기술했다.

미국 전직 대통령이 수도권과 먼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고인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영상 메시지나 서한 등으로 직접 방문을 대신할 수 있음에도 부시 전 대통령은 재단 측에 봉하마을 방문 의사를 먼저 전달했다고 한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퇴임 이후 자신이 직접 그린 전시회를 여는 등 화가의 길을 걷고 있으며, 주로 각국 정상 등 인물화나 풍경화 등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목에서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시 전 대통령의 각별한 마음이 엿보인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3일 제10주기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방문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한 후 단상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3일 제10주기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방문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한 후 단상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재선에 성공해 2001년부터 2009년까지 8년간 재임한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2003.2~2008.2)과 임기가 겹친다. 이라크 전쟁을 승인하는 등 강성 성향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북한을 수차례 압박하며 강경 기조를 택했다. 북미 간 중재를 위해 노력해온 참여정부와 다른 노선이었지만, 노 전 대통령은 한미관계를 누구보다 중요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미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기도 했지만, 취임 이후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다"며 "참여정부 시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했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보면 미국과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는 실용노선을 선택했던 게 노무현 정권"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부시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에 대한 정치적 해석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갖고 온다고 해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미국과 관계를 중요시했다는 것이 증명됐고, 그러한 점이 부시 대통령의 (봉하마을) 방문을 이끌어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로 향하기에 앞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면담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한미관계와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인 문 대통령은 이번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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