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적당히해라" 김성태 연설에 與 '반발'…난장판된 국회
  • 이원석 기자
  • 입력: 2018.09.05 14:07 / 수정: 2018.09.05 14:07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에 나선 가운데 김 원내대표의 문희상 국회의장 저격 발언에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갔다. /뉴시스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에 나선 가운데 김 원내대표의 문희상 국회의장 저격 발언에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갔다. /뉴시스

김성태 "문희상 국회의장, 블루하우스 스피커 자처"[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적당히 하세요." "조용히 해." "들어가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에 나선 가운데 연설 후반 여야 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김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을 정면 겨냥한 것이 원인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를 자처하냐"며 문 의장을 비판했다. 이는 문 의장이 지난 3일 정기국회 개원연설에서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를 요구하는 등 정부여당의 기조와 같은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저격한 것으로 풀이됐다.

해당 발언이 나오자마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이곳저곳에서 고성이 나왔고 "어떻게 제1야당 대표가 의장을 모욕하냐"고 따지기도 했다. "저 XX"라는 비속어도 들렸다. 김 원내대표는 꿋꿋이 연설을 이어갔으나 여당의 반발은 약 1분 이상 계속됐다. 고성에 묻혀 김 원내대표의 연설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당 의원석에서도 "들어봐라"며 큰소리가 나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듣는 여야 의원들. /뉴시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듣는 여야 의원들. /뉴시스

김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나기도 전에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에이"라고 불만을 드러내며 자리를 떴다. 연설이 끝나자 한국당에선 박수가 나왔고 민주당에선 야유가 나왔다.

연설 직후 문 의장은 심기가 불편한 듯 "따끔한 충고 잘 들었다"며 "의장 임기 동안 청와대나 정부에 휘둘리는 그런 일이 있다면 내 정치 인생을 몽땅 걸겠다. 그런 일 없다.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달라"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반응이 핫하고 좋다"고 자신의 연설을 높이 평가했다. 문 의장의 반박에 대해선 "국회의장이 모욕당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장은 정권의 눈치나 정권의 스피커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이 끝난 뒤 한국당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를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김성태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이 끝난 뒤 한국당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를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김 원내대표의 이날 연설은 대부분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으로 채워졌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 헛발질 '문워킹’(Moonwalking)에 탄식과 절규가 쏟아진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온 혼란으로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처럼 한국 경제가 미끄러지듯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며 정부 경제 정책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통계청장 교체, 드루킹 특검 등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의 연설 중간중간 여당 의원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여야 상설 협의체 가동과 별도로 각 당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가칭 '붉은 깃발 뽑기 비상경제협치회의'를 제안한다"고 하자 여당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라"고 꼬집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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