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재감·지지율·화학적 결합이 향후 성공 키워드[더팩트ㅣ박재우 기자] 날씨는 화창했다. 폭우·폭염 같은 기상이변도 없었고 정치적 대형 이슈도 없었다. 바른미래당 당대표로 2일 올드보이 손학규 후보(70)가 당선된 가운데,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현장에서는 '손학규 징크스(손 후보가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빅 이슈가 터진다는 얘기를 빗대는 말)'가 혹시 없는지 실시간으로 뉴스를 검색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아직까지는 '손학규 징크스'에 비할 이슈는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손 대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전당대회 투표 반영비율은 책임당원 50%, 일반당원 25%, 국민여론조사 25%였다. 당대표에는 최종 27.02% 득표로 손 후보가 최고위원으로는 하태경 22.86%, 이준석 19.34%, 여성 할당으로 권은희 후보, 김수민 청년 최고위원이 당선됐다. 1인 2표제와 저조한 투표율로 인해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손학규 대세론'을 꺾을 순 없었다.
이로써 손 신임대표는 바른미래당을 제3당으로서 존재감 부각과 지지율 한 자릿수 극복 해결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앞서 지난 한 달간 '올드보이'공세를 받으며 최고위원이 된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후보들과 치열한 당권경쟁을 벌여왔다. 1등 후보에 대한 견제로 강한 공세와 더불어, 국민의당 출신들과 바른정당 출신 간의 갈등이 깊어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태경 후보는 이날 이에 대해 인식하는 듯 토론회 동안의 네거티브에 대해 얘기하다 "손 선배의 경륜은 무시할 수 없구나를 배웠다"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반면, 이날 연설에서 함께 지도부가 될 손 신임 대표와 이준석 최고위원은 정치개혁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손 대표는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는데 바치겠다"라며 "1987년 체제를 넘어 7공화국 건설에 나서겠다"라고 선거구제 개편과 더불어 개헌 문제까지 언급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는 대선후보가 두 명인데 손 후보는 자꾸 연립정부를 말하고 있다"라며 "다음 대선에 이겨서 정권 창출할 수 있는 그런 정당을 만들고 싶다"라고 정반대의 입장을 펼쳤다.
손 대표는 이날 당선 뒤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해 "의견이 사람마다 다 다를 수도 있다"라며 "회의를 통해 이견을 조정하고 양보하고, 설득해서 단일화된 당 정책노선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렇듯 처음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손 대표가 당 화학적 결합에 가장 적합한 인재라는 평가도 있다. 신한국당과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에서 정당 활동을 오래 했고 2007년 한나라당에서 탈당하고 통합민주신당으로 이적해 당시'철새'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그런 그의 넓은 스펙트럼 때문이다.
한편, 이날 열린 바른미래당의 전당대회는 지난주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촐한' 규모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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