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투사' 이재명, '혜경궁 김씨' 논란엔 소극적 태도 왜?
  • 신진환 기자
  • 입력: 2018.04.18 00:00 / 수정: 2018.04.18 10: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오른쪽)가 부인 김혜경 여사의 트위터 계정 의혹과 관련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의문이 인다. 사진은 지난 16일 이 후보 부부가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모식에 참석한 모습. /임세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오른쪽)가 부인 김혜경 여사의 트위터 계정 의혹과 관련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의문이 인다. 사진은 지난 16일 이 후보 부부가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모식'에 참석한 모습. /임세준 기자

전해철 "고소해 의혹 해소해야" vs 이재명 "경찰 수사 기다리는 게 정답"[더팩트ㅣ성남=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이 '혜경궁 김 씨' 논란을 두고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혜경궁 김 씨 논란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혜경궁 김 씨' 논란은 트위터 계정 '정의를 위하여'(@08_hkkim)가 지난 2일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예비후보 전해철 의원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이 계정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을 비방하는 글도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 계정이 이재명 예비후보 부인 김혜경 여사의 것으로 추론했다. 이 후보 부인의 영문 이름 이니셜이 해당 계정 아이디와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으나, 이 계정은 혜경궁 김 씨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재명 후보는 논란 이후 줄곧 트위터 계정이 부인 김혜경 여사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 후보는 16일 "아내는 카스(카카오스토리)를 잠깐 운영하다 중단한 외 SNS 계정이 없고 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해철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17일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 고소를 하면 수사가 쉽고 신속하게 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고소할 것을 이 후보 측에 제안했다. /김세정 인턴기자
전해철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17일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 고소를 하면 수사가 쉽고 신속하게 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고소할 것을 이 후보 측에 제안했다. /김세정 인턴기자

하지만 경선 레이스에서 경쟁을 벌이는 후보들의 시각은 다르다. 지관근 예비후보는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논란이 되는 핵심은 해당 계정의 이메일 아이디, 핸드폰 번호 등의 정보가 김혜경 씨의 개인 정보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대항마로 꼽히는 전해철 후보 역시 같은 날 경선 후보자 간 TV 토론회에서 지 후보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 고소를 하면 수사가 쉽고 신속하게 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이라도 고소해서 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은 어떠냐.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본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설득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제가 그 계정에 의한 법률상 피해자가 아니다"며 "정치적으로 나쁜 것과 법률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다르다. 법률상 피해자가 아닌데 어떻게 고소하냐"고 답했다. 아울러 "(전 후보가) 고발했고,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있으니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기다려보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 후보는 지난 8일 허위 사실과 악의적 비방,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패륜적 내용이 담겼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검찰에 넘겼고, 현재는 경찰이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관근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같은 당 이재명 경기지사 예비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성남=신진환 기자
지관근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같은 당 이재명 경기지사 예비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성남=신진환 기자

이 후보가 직접 피해를 보지 않았기에 고소하지 않겠다는 발언한 이후 뒷말이 무성하다. 앞서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김 씨 계정 사건의 팩트와 결론'이라는 글에서 "행위에는 동기와 이익이 필요한데, 김 씨 계정의 글 때문에 이 후보는 오히려 피해를 봤다"고 했다. 이를 두고 모순된 견해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이 후보가 배우자가 의혹을 받는 상황임에도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후보는 카리스마가 있고 정도에 어긋나는 것에 대해 강력 대응해왔다. 특히 가족애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혜경궁 김 씨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네거티브라고 판단한다면서 고소 및 법적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은 조금 의아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내부 다툼을 삼가고 페어플레이로 경선을 치르기 위해 강력 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 이 후보는 "동지로서 경쟁하되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며 원 팀(One team)을 강조해왔다. 아울러 "네거티브 운동을 자제함으로써 공명선거, 깨끗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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