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배현진의 재보궐 '무한도전', 성공일까? 무모한 도전일까?
  • 이원석 기자
  • 입력: 2018.03.17 05:00 / 수정: 2018.03.18 20:18

16일 배현진 전 MBC 앵커가 자유한국당 송파을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이는 배 전 앵커를 송파을 재보궐 선거 후보로 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배정한 기자
16일 배현진 전 MBC 앵커가 자유한국당 송파을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이는 배 전 앵커를 송파을 재보궐 선거 후보로 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배정한 기자

인지도는 '강점' 경험 부족·부정적 이미지는 '걸림돌'[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8년간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해 온 간판 앵커', 'MBC의 대표적 적폐 세력'으로 지목되는 배현진 전 MBC 앵커의 재보궐 선거 도전에 이목이 쏠린다.

자유한국당은 16일 홍준표 대표의 영입 1호 배 전 앵커를 오는 6월 13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는 송파(을) 조직위원장에 임명했다. 사실상 송파을 재보궐 선거에 배 전 앵커를 전략공천했다고 볼 수 있다.

배 전 앵커가 갑작스럽게 MBC를 사퇴하고 지난 9일 한국당에 공식 입당한 일은 그야말로 정치권의 '핫이슈'였다. 배 전 앵커는 지난 2012년 언론노조가 주도하던 파업에서 이탈하면서 일각에서는 MBC의 대표적 '적폐'로 지목됐다. 그는 그 이후로도 꿋꿋이 앵커 자리를 지키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와 단행된 MBC 경영진 교체와 함께 앵커 자리에서 내려왔다.

특히 이번 경영진 교체 과정에서 지난 경영진의 각종 비리 의혹이 셀 수 없이 터져 나오면서 배 전 앵커도 덩달아 그 세력에 속한 인물로 여겨지며 크게 비판받았다. 그런 배 전 앵커가 '한국당 입당→송파(을) 조직위원장→재보궐 선거 출마'로 방향을 잡으면서 MBC를 향해 칼을 뽑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9일 배현진 전 앵커의 입당 환영식에서 영입 직전에 한 번 봤는데 얼굴만 아름다운 게 아니고 소신이 뚜렷하고 속이 꽉 찬 커리어우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기대감을 표출한 바 있다. /배정한 기자
홍준표 대표는 지난 9일 배현진 전 앵커의 입당 환영식에서 "영입 직전에 한 번 봤는데 얼굴만 아름다운 게 아니고 소신이 뚜렷하고 속이 꽉 찬 커리어우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기대감을 표출한 바 있다. /배정한 기자

한국당에선 배 전 앵커의 등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홍 대표는 배 전 앵커 입당 환영식에서 "영입 직전에 한 번 봤는데 얼굴만 아름다운 게 아니고 소신이 뚜렷하고 속이 꽉 찬 커리어우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튿날 MBC에 사표를 제출하는 것을 보고 우리 당에 모셔와 당과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한 한국당 관계자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배 전 앵커의 인지도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면서 "상대 진영에선 배 전 앵커를 부정적 이미지로 몰아가고 있으나 사실 그는 피해자다. 현 정권의 방송 장악의 피해자가 된 배 전 앵커가 보수의 주자로 나서준다면 지지자들도 크게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배 전 앵커의 송파(을) 재보궐 출마 성공 여부에 대해 여러 분석들을 내놓는다. 한국당이 기대하는 대로 인지도가 상당한 배 전 앵커가 당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일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경험, 부정적 이미지, 지역 특성 등의 요소 때문에 어려울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있다.

우선 정치 경험 부족이다. 한 마디로 정치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정치권의 '전략 공천'을 향해 항상 제기되는 비판점이기도 하다. 인지도만 있고 정치적 전문성이 없는 배 전 앵커의 당선이 쉽겠냐는 지적이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배현진 전 앵커는 약 8년간 MBC 간판 앵커 자리를 지켰다. / MBC 제공
배현진 전 앵커는 약 8년간 MBC 간판 앵커 자리를 지켰다. / MBC 제공

아울러 배 전 앵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제한점이다. 보수 진영의 '적폐 세력'이라는 배 전 앵커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보수 정권 당시 MBC 경영진의 여러 비리들이 이번 교체 과정에서 다수 드러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 특성 또한 배 전 앵커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파을은 지난 17·18·19대 모두 보수 후보를 택했으나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의 최명길 전 의원이 당선됐다. 민심이 바뀐 이유로는 '공천 파동' 등 다양한 상황적 요인도 있었으나 44%에 달했던 득표율은 보수 정당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상당히 강해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물론, 최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민심의 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서울 지역에서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여전히 보수 후보에겐 어려운 싸움이 될 수도 있단 관측이다.

이러한 회의적 시각들은 한국당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이날(16일) <더팩트>와 만나 "전문성이 없는 인물을 인지도만으로 데려와 기용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며 "당선도 어려울 뿐더러 검증도 되지 않은 배 전 앵커를 데려다 쓰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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