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곤의 세상토크] '문화계 비선실세' 차은택의 가발과 미국 독립선언문
입력: 2016.11.11 06:22 / 수정: 2016.11.11 10:15

청와대 비선실세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의 두 모습. 가발을 벗은 얼굴(왼쪽)과  모자를 쓴 얼굴의 상이함에 많은 이들이 깜작 놀랐다. /서울신문 제공, 배정한 기자
'청와대 비선실세'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의 두 모습. 가발을 벗은 얼굴(왼쪽)과 모자를 쓴 얼굴의 상이함에 많은 이들이 깜작 놀랐다. /서울신문 제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명재곤 기자] '문화계 비선실세'차은택(47)씨의 가발 탈착 모습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 뒷말이 무성했다. '차 씨 대역이 등장했다' '검찰의 인권유린이다' '차씨의 동정유발 코스프레다'등 갖가지 비판과 추측이 10일 SNS상에 나돌았다.

한 개인의 민낯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지만 공식석상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접거리에서 반듯하게 자세를 취하고 있는 차 씨의 모습과는 달리 아주 엉뚱하고 생소한 얼굴이 드러났으니 대중들이 놀랄 만도 하겠다 싶다.

달라도 너무 다른 그의 모습에 오죽하면 " 최순실 씨는 차 씨의 본 모습을 알고 있었을까"라고 묘하게(?) 짚어보는 이들도 있을 정도니 말이다.

'최순실 게이트'본질과 동떨어진 지엽적 사안에 많은 이들이 '깜놀'하는 것은 어찌보면 국정농단 최 씨 일당들 정체가 속시원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고 답답하기 때문일게다.

차 씨 대역논란을 의식하듯 당국은 "수형복을 입은 후에는 가발이나 반지 등 장신구를 착용하지 못한다"며 민머리의 그가 차 씨임을 바로 확인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두고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에서 지금까지 확실하게 밝혀낸 것은 차은택의 가발착용건 하나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작금의 민심이 이렇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2차 국민행동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촛불문화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남용희 인턴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 2차 국민행동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촛불문화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남용희 인턴기자

내일(12일) 수도 한복판 광화문·서울 광장 일대에 수 십만 민심의 촛불이 켜진다.

최 씨 일당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린다. 세 번째 주말집회로 시민사회단체가 대거 참여하고 야 3당도 당력을 집중해 광장정치로 뛰어든다고 한다. 집회 주최측은 50만 명 이상이, 경찰측은 17만 명 정도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 날 집회의 규모 및 전개 양상, 결과에 따라 현 요동치는 정국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학가· 예술계 ·종교계·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나 야권의 입장에 비춰볼 때 '11·12 총궐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적 결단을 압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장은 박 대통령의 ‘2선 퇴진’과 ‘하야’의 구호와 깃발로 가득차면서 정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를 것 같다. 강경 야권 정치인들은 내치는 물론 외치에서도 현 대통령이 손을 떼라는 입장이다. 대통령 퇴진 가두서명운동도 전개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 총리 추천권을 줬지만 야당은 이를 거부하면서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기위해  국회에 도착, 차에서 내리는 모습/더팩트DB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 총리 추천권을 줬지만 야당은 이를 거부하면서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기위해 국회에 도착, 차에서 내리는 모습/더팩트DB

박근혜 대통령이 재차 광장의 함성에 답할 시간이 눈앞에 바짝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기존의 입장에서 크게 변한 모습은 없는 것 같다.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에 내각 통할권을 드리겠다"는 박 대통령은 그러나 '2선 퇴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에 총리 추천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국정 운영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10일 국빈 방문중인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도 전화통화를 하는 등 외교일정을 소화, 적어도 외치 부문에서는 역할을 십분 수행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광장과 국회와 청와대가 같은 듯 다르다.

현 시국의 해법을 놓고 청와대와 대권 잠룡간 의견이 다르고, 여야가 다르고, 친박과 비박이 다르고, 광장과 국회가 다를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그 정답은 국민의 마음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은 절대 명제다. 국민은 의혹과 농단, 부정과 비리의 가발을 어느 세력이 쓰고 있는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여론조사에서 이미 지목했다.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국민의 동의로부터 나온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가장 효과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다." 대통령이 그리 좋아하는 미국의 독립선언문 요체다.

sunmoon4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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