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5·16 산실, 박정희 '신당동 가옥' 베일 벗다
입력: 2015.03.16 15:41 / 수정: 2015.03.16 15:54

박정희-육영수 부부 어서오세요 서울시는 17일부터 시민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1년부터 4년간 살았던 중구 신당동 가옥 내부를 공개한다./신당동=배정한 기자
박정희-육영수 부부 "어서오세요" 서울시는 17일부터 시민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1년부터 4년간 살았던 중구 신당동 가옥 내부를 공개한다./신당동=배정한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 1958년~1961년 거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울시 중구 '신당동 가옥'이 베일을 벗었다.

16일 서울시는 2008년 문화재 제 412호로 지정된 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당동 가옥 내부를 공개했다. 시민들은 17일부터 사전예약 후 관람 가능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58년 5월부터 1961년 8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관사로 이주할 때까지 육영수 여사와 박근혜 대통령,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박지만 EG 회장 등 삼남매와 함께 신당동 가옥에 거주했고,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에는 유족들이 잠시 살았다.

응접실 전경 응접실은 1961년 7월 10일 방한한 미 육군 차관 스테판 아일스의 부인과 외국 사절단 부인들이 이 가옥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재현했다./신당동=배정한 기자
응접실 전경 응접실은 1961년 7월 10일 방한한 미 육군 차관 스테판 아일스의 부인과 외국 사절단 부인들이 이 가옥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재현했다./신당동=배정한 기자

대지면적 341㎡(103평), 본관 건물 128㎡(42평) 크기의 신당동 가옥은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1930년대 신당동에 대단위로 조성된 '문화주택'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남은 가옥이다.

일제 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조선도시경영주식회사는 1930~40년대 장충동과 신당동 일대에 일본인들을 위한 주택을 보급하고자 일본식과 서양식을 절충한 '문화 주택'을 지었다.

육영수 여사의 흔적 안방엔 육영수 여사가 사용한 재봉틀과 화장대 등이 놓여 있다./배정한 기자
육영수 여사의 흔적 안방엔 육영수 여사가 사용한 재봉틀과 화장대 등이 놓여 있다./배정한 기자

시는 가옥을 박정희 전 대통령 거주시기인 1958년~1961년 모습을 복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가옥은 크게 응접실과, 안방, 서재, 부엌 등으로 구성됐다.

응접실은 1961년 7월 10일 방한한 미 육군 차관 스테판 아일스의 부인과 외국 사절단 부인들이 이 가옥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재현했다.

안방은 육영수 여사가 사용한 재봉틀과 화장대, 자녀 방에는 당시 박근혜, 박근령 자매가 장충초등학교 3학년(10살)과 1학년(8살)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1961년 당시 교과서와 문구용품을 전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복 박정희 전 대통령은 신당동 가옥 서재에서 5·16 군사정변을 계획하고 지휘했다. /배정한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복 박정희 전 대통령은 신당동 가옥 서재에서 5·16 군사정변을 계획하고 지휘했다. /배정한 기자

주목할 공간은 바로 서재다. 서재가 5·16 군사정변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신당동 가옥 서재에서 5·16 군사정변을 계획하고 지휘했다. 당시 신당동 가옥에는 군 장교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신당동 가옥은 특별하다. 1979년 10·26 사태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박근혜 대통령은 1980년, 청와대 생활을 청산하고 신당동 옛집으로 돌아갔다. 사실상 이때부터 그는 18년의 정치적 은둔기를 보냈다. 이 시기 박 대통령은 책을 읽고, 문화 기행을 다니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근혜-근령-지만 어린 시절 자녀 방에는 당시 박근혜-박근령-박지만 3남의 어린 시절 사진을 전시했다./신당동=배정한 기자
'근혜-근령-지만' 어린 시절 자녀 방에는 당시 박근혜-박근령-박지만 3남의 어린 시절 사진을 전시했다./신당동=배정한 기자

조영호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담당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가옥은 일제시대 조성된 문화주택으로서 주거사와 건축사를 들여다볼 수 있고, 현대사의 전환점인 5·16의 역사적 현장으로서 보존가치가 있다"면서 "앞으로 1948년 대한민국 초대 내각을 구성한 사적 제497호 이화장과 제2대 대통령이 살았던 사적 제348호 윤보선 가옥도 복원공사를 완료하면 연차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ㅣ 신당동=오경희 기자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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