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 경색시킨 '삐라'…변천사는?
  • 고수정 기자
  • 입력: 2014.10.13 10:19 / 수정: 2014.10.13 10:21

지난 10일 국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속칭 삐라 살포로 남북 관계가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6·25 전쟁 이후부터 남북한이 살포한 삐라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온라인 커뮤니티, DMZ 박물관 제공
지난 10일 국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속칭 '삐라' 살포로 남북 관계가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6·25 전쟁 이후부터 남북한이 살포한 '삐라'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온라인 커뮤니티, DMZ 박물관 제공

[더팩트 ㅣ 고수정 기자] 북한이 연일 제2차 고위급 접촉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연일 엄포를 놓고 있다. 이 같은 남북 관계의 경색을 야기한 계기는 지난 10일 국내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속칭 '삐라' 살포다. 적국의 사기를 꺾는 데 사용하는 일종의 심리전 도구인 '삐라'에 어떤 내용이 담겼고, 변천사에 관심이 쏠린다.

남북은 6·25 전쟁 때부터 최근까지 국가 차원에서 혹은 민간단체 차원에서 '삐라' 살포를 해왔다. 6·25 전쟁 기간 유엔 군은 1000여종에 이르는 각종 전단 10억장 가량을 공산진영에 '종이폭탄'으로 살포했다. 공산진영에서도 대량으로 '삐라'를 살포하며 맞대응하자 국외에서는 6·25 전쟁을 '삐라전쟁(Leaflet War)'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북한은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무고한 주민들을 살해하는 미군의 모습을 그린 '삐라'를 제작했다. 그러자 남한도 북한군과 중공군이 주민들을 불태워 학살하고 음식을 약탈하는 모습을 그린 '삐라'로 응수했다.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향수를 자극한 내용을 담기도 했다. 3년 넘게 타국에서 싸우고 있는 유엔군과 중공군을 겨냥한 것이다. 'Dear. Mom(사랑하는 어머니에게)'으로 시작하는 편지의 내용을 어머니가 읽고 있는 모습 등이 그려졌다.

우리 군 장교 중 투항한 병사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내용의 '삐라'도 제작해 탈영과 투항을 권유하는 내용도 있다. 한 '삐라'에는 '죽엄(죽음)을 택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적혀 있다. 이때 북한이 뿌린 '삐라'는 대략 5억장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남북은 대치 상황마다 '삐라'를 날렸다. 북한은 고 김일성 주석의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되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우리 장군님 제일이야' '민중위주의 나라' '치료비, 공해가 없는 민중이 살기 좋은 세상' 등의 내용이 적힌 삐라를 살포했다. 일부 '삐라'에는 동유럽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반응이 실리기도 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국민행동본부 회원 등 30여명이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대북 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띄웠다. 전단에는 우리 탈북자들은 선생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북조선 인민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김정은 3대 세습을 끝내기 위한 자유·민주통일의 전선으로 달려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JTBC 방송 화면 캡처
자유북한운동연합과 국민행동본부 회원 등 30여명이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대북 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띄웠다. 전단에는 "우리 탈북자들은 선생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북조선 인민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김정은 3대 세습을 끝내기 위한 자유·민주통일의 전선으로 달려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JTBC 방송 화면 캡처

최전방 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월북을 촉구하는 '삐라'도 지속적으로 발견됐다. 생활보장금으로 최고 3억원, 상금으로 100억원이 넘는 돈을 준다는 과장된 내용도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 모두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배우 이승연, 강수연 등 남한의 스타 얼굴을 자주 도용했다. 북한은 스타들의 사진 위에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을 입혀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편지' 내용의 '삐라'가 살포됐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국민행동본부 회원 등 30여명은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삐라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띄웠다.

이들이 살포한 '삐라'에는 "우리 탈북자들은 선생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북조선 인민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김정은 3대 세습을 끝내기 위한 자유·민주통일의 전선으로 달려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 모습 등도 컬러 사진으로 담겼다. 이들은 전단 외에도 1달러, 소책자, DVD 등을 함께 풍선에 매달았다. 김정은 체제를 규탄하는 대형 현수막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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