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ㅣ 서울신라호텔=오경희 기자] 이명박(72) 전 대통령의 외아들이자 막내 시형 씨의 결혼식은 '007 작전'을 방불케했다.
시형(36) 씨는 9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의사 집안 딸로 알려진 손모(34) 씨와 가족과 친지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과 둘째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결혼식을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1970년 12월 김윤옥 여사와 결혼해 1남 3녀(주연·승연·수연)를 뒀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신라호텔 로비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시형 씨의 누나 주연·승연·수연 씨가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식장으로 향했다. 호텔 입구와 길목엔 경호원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낮 12시쯤 시작된 결혼식은 요원들의 철저한 통제 속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양가 가족과 신랑·신부의 지인 등 100여명만 하객으로 초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 전날 정계에 몸담았던 한 기업인은 <더팩트>에 "MB 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들도 참석하지 않고, 가족과 친지들만 초대받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명박 정부 인사들도 결혼식에 거의 초대받지 못했다. 하금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모 대표로 이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하러 결혼식장을 찾았고, 대표적인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이던 김기현 울산시장 정도가 초대장 없이 예식에 참석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위만 셋을 둔 이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며느리를 보는 것이기에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하지만 식장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병풍을 쳤고, 경호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경계하고 막아섰다.

오후 2시 30분쯤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리면서 경호원들과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이 전 대통령의 차량도 이동을 반복하다 눈 깜짝할 새 김윤옥 여사와 차에 탑승해 식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시형 씨와 손 씨는 중간에 공백이 있긴 했지만 10년 이상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형 씨는 1998년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 진학했으나 중퇴하고 미국 동부의 팬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 입학해 경영학을 전공했다. 2008년 7월 셋째 누나 이수연의 남편이 부사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에 입사했다. 2009년 11월 퇴사해 큰아버지인 이상은과 매형 고 김재정 씨의 합작회사인 '다스'에서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와 백년가약을 맺은 신부 손모(34) 씨는 의사 집안의 딸로, 고교 시절 유학을 떠나 미국 동부의 한 대학을 졸업했으며 빼어난 얼굴까지 갖춘 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손 씨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보면 지적인 미모와 패션 감각이 돋보인다. 또한 미국 명문대학 졸업 사실이 기재돼 있고, 남편 시형 씨가 친구로 등록돼 있다.
한편, 지난해 2월 퇴임한 이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을 오가며 대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4대강 사업 등 재임 중 국정 경험을 담은 자서전을 연말 출간을 목표로 집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사회팀 tf.pstea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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