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의 비밀 ②] 10번 성형수술…사실은 '은(銀)'배지?
  • 오경희 기자
  • 입력: 2014.08.13 11:21 / 수정: 2014.08.13 11:28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금배지'. 질량(6g)은 가볍지만, 실린 책임은 무겁다. 그만큼 '특권'이라는 이름의 권한 또한 일반 국민의 생각 '이상'이다. 1948년 제헌국회 이래 6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금배지를 둘러싼 의혹과 궁금증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더팩트>는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의 특권과 금배지 변천사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1950년 개원한 2대 국회 때 탄생한 국회의원 배지는 무궁화 모양 가운데 나라 국(國)자를 새겼다가 올 4월 한글 국회로 바뀌었다. /서울신문 제공
1950년 개원한 2대 국회 때 탄생한 국회의원 배지는 무궁화 모양 가운데 '나라 국(國)'자를 새겼다가 올 4월 한글 '국회'로 바뀌었다. /서울신문 제공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금배지'로 부르는 '국회의원 배지'는 사실 '은(銀)'이 주성분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금배지라 부르는 것은 1964년 2월 제3공화국 6대 국회 때부터 한동안 국회의원들의 가슴에 순금 배지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1950년 개원한 2대 국회 때 탄생한 금배지는 2대~19대를 거치는 동안 열 차례나 크고 작은 변신을 꾀했다. 패용은 자유, 분실하면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

◆ 1950년생 금배지의 모든 것

국회의원 배지 성분 및 가격, 착용 방법
국회의원 배지 성분 및 가격, 착용 방법

금배지의 규격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7조가 금배지의 크기와 형태에 관한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규격에 따라 배지는 무궁화 모양이며, 지름 1.6cm, 무게는 6g이다. 가격은 19대 기준 개당 3만5000원이다.

2대에서 7대 국회(1954년~1971년)까지는 배지의 선이 무궁화의 잎 모양이었다가 8대 국회부터는 무궁화 잎 안쪽이 다 채워졌다. 14대 국회에서 후반(1993)부터는 여기에 둥근 원판을 덧대 상하판 분리형으로 만들었다.

작은 볼트를 옷에 찔러 넣는 볼트형(나사형)이 기본 사양인데 15대 때 한 여성의원의 건의로 핀형 배지도 함께 만들어졌다. 볼트형 배지를 착용하면 옷에 구멍이 난다는 이유로 다른 형태를 요청한 것이다.

무궁화 모양 가운데엔 '나라 국(國)'자를 새겼다가 올 4월 한글 '국회'로 바뀌었다. 5대와 8대 때'국(國)'자가 한글로 표기된 적도 있었다. 이때는 옷에 달린 배지가 돌아가면 '국'자가 '논'자가 되어 '국회가 논란만 일으킨다'거나 '국회의원이 논다'는 의심을 받는다는 이유로 다시 한자로 바뀌었다.

◆ 패용은 자유, 분실하면 자비 구입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9조는 국회배지는 좌측 옷깃에 패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팩트와 인터뷰 당시 금배지를 착용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 새누리당 박창식·김상민 의원(왼쪽부터)./더팩트DB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9조는 "국회배지는 좌측 옷깃에 패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팩트'와 인터뷰 당시 금배지를 착용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 새누리당 박창식·김상민 의원(왼쪽부터)./더팩트DB

금배지의 형태와 규격만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패용 방법까지 법에 나와 있다.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9조는 "국회배지는 좌측 옷깃에 패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배지는 의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지만 잃어버리면 제값을 치러야 한다. 분실 또는 훼손했을 때에는 사유를 신고하고, 자비를 부담해 다시 받아야 한다.

국회의원이라고 모두 금배지를 달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한 재선 의원은 7년 동안 한 번도 패용하지 않았다. 국회로 출근할 때만 금배지를 달고 국회를 나갈 때는 배지도 함께 떼 놓는다는 의원들도 많다.

16대 국회 때는 사회적으로 기부와 나눔의 문화가 널리 확산되면서 금배지 대신 3개의 빨간 열매와 녹색 줄기로 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상징물인 '사랑의 열매'를 다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18대 국회에서도 금배지 대신 사랑의 열매를 달고 다니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17대 국회에서는 김용갑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이 금배지를 일제 잔재라고 규정해 제작을 중단하자는 주장을 펴 눈길을 끌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도 "한자가 아닌 한글이 새겨진 배지를 달라"며 배지 착용을 거부했던 적이 있다.

19대 국회에선 의원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뜻에서 노란 리본 배지를 자체 제작해 달고 다니고 있다.

ari@tf.co.kr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