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희 인턴기자] '눈물'은 정치에서 오래전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눈물을 언제, 어떻게 흘리느냐에 따라 그 눈물이 주는 메시지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른바 '눈물 광고'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틀즈의 존 레논이 부르는 'Imagine'이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노동자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노무현 후보의 얼굴 위로 붉은악마의 2002년 월드컵 응원과 고달픈 삶의 현장이 교차된다. 이어 화면은 흑백으로 바뀌고, 노 후보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며 그의 눈가에 맺힌 눈물 한 방울이 얼굴을 타고 흐른다. 당시 노 후보의 눈물 한 방울은 대통령 당선에 큰 밑거름이 됐다.
2008년 대선에는 "살려주이소. 살려주이소. 제발 좀 살려주이소"를 반복하는 할머니를 부둥켜 안은 채 눈시울을 적시고 있는 이명박 후보의 모습이 어떤 정치광고보다 큰 힘을 발휘하며 이 후보를 대통령으로 이끌었다.
4년 후, 2012년에는 문재인 후보의 눈물이 주목받았다. 문 후보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고 난 뒤 영화관 한쪽에서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몰래 닦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 후보는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나서"라고 답하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정치인의 눈물'은 유권자들의 가슴을 적시며 대선판도를 뒤흔들었다. 즉, '정치인의 눈물'은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정치행위로 볼 수 있다.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정몽준 의원은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을 제치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정 의원은 당선 직후 수락 연설에서 지난달 자신의 아들이 세월호 참사를 두고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제 아들의 철없는 짓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막내아들 녀석을 너그럽게 용서해주기 바란다"며 눈물을 흘렸다. 연설 직후 단상에 내려오면서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할 때도 그의 눈시울은 계속 충혈돼 있었다.
정치인이 흘리는 눈물은 흔히 '악어의 눈물'에 비유된다.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말만 일삼는 정치인들이 눈물마저 의도적으로 흘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그의 눈물을 동정과 이해로 바라보기보다는 "정치적인 행동 아니겠느냐"라고 웅성거렸다. 바로 뒤에 있던 한 기자는 "정치인의 눈물은 믿을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한 정당의 대표에, 두 번이나 대선에 도전했던 사람이 고작 서울시장 후보 됐다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 역시 정 의원은 정치 고단수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이도 있다. 정 의원은 경선을 코앞에 두고 잇따라 논란이 된 아들과 부인의 '세월호'관련 발언으로 사과를 해야만 했다. 그가 눈물을 흘린 시점은 막내 아들 이야기를 꺼내면서다. 진정성 여부와 별개로 자식 앞에 무너지는 한 명의 '아버지'로서 흘린 통한(痛恨)의 눈물이라는 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이날 흘린 정 의원의 눈물이 '악어의 눈물'인지, '진짜 눈물'인지는 이를 받아들이는 쪽의 판단일 것이다. 다만, 그가 흘린 눈물이 24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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