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희의 P-STORY] '폭탄주 시장' '황제라면 장관'…'무개념' 인사들 어이할꼬
  • 오경희 기자
  • 입력: 2014.04.23 10:19 / 수정: 2014.04.23 10:20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7일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진도=문병희 기자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7일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진도=문병희 기자

[오경희 기자] "아프냐, 나도 아프다."

온 국민은 지금 아프다. 몇년 전 유행했던 한 드라마의 대사를 가슴 절절이 공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못다 핀 '청춘'들의 꿈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사고'를 바라보며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고 있다. '제발 돌아오길'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온종일 TV 속 실종자 수색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오죽하면 "온 국민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한 기사의 제목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싶다.

너 나 할 것 없이, '아픈' 이유는 사고를 당한 이들이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남편, 아내 등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잃는다는 것은 언제 어느때 '나'의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 꼭 사고가 아니더라도 소중한 사람을 잃는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아픔에도 공명(共鳴)할 줄 아는 법이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부적절한 언행(言行)으로 도마에 오른 정치인과 공직자들이다. 새누리당 소속 유한식 현 세종시장(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은 20일 '폭탄주 술자리' 논란으로 당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고, 송영철 안전행정부 국장은 사망자 명단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자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21일 해임됐다.

이들 뿐인가.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위원장인 임내현 의원은 이름표를 달고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가 21일 구설에 올랐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사고 당일 실종자 가족들이 식음을 전폐하고 가족의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혼자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다 누리꾼들의 '황제라면' 공분(公憤)을 샀다.

최근엔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22일 SNS(사회과계망 서비스)에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선동꾼이라며 권 의원이 글과 함께 게시한 사진과 동영상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고, 선동꾼으로 지목된 권 모씨는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앞서 군(軍) 출신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SNS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좌파를 색출해야 한다"는 색깔론을 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무개념' 행동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당신들이었다면, 당신들의 가족이었어도 그랬을 것이냐"는 게 그들을 향한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의 원망섞인 시선과 목소리다.

물론 모두에게 같은 감정을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먹고사는 공직자와 국민들이 직접 뽑은 정치인이라면 '언행'에 신중했어야 했다.

주말 안방을 "나만 아니면 돼~"라는 구호로 들었다 놨던 한 예능프로그램의 유행어에 웃고 울었던 시간이 사뭇 씁쓸하다.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길….

ari@tf.co.kr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