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김정은 父子, 외화벌이 '예술' vs '스포츠'
  • 김태환 기자
  • 입력: 2014.01.21 10:32 / 수정: 2014.01.21 10:33

북한 김정일(왼쪽) 전 국방위원장은 예술에 중점을 두고 국가 사업을 추진했고, 아들 김정은은 스포츠에 무게를 두고 국가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2011년 김정은이 차기후계자로 확정된 후 아버지 김정일과 함께 기업소 시찰에 나선 장면./ 서울신문 제공
북한 김정일(왼쪽) 전 국방위원장은 '예술'에 중점을 두고 국가 사업을 추진했고, 아들 김정은은 '스포츠'에 무게를 두고 국가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2011년 김정은이 차기후계자로 확정된 후 아버지 김정일과 함께 기업소 시찰에 나선 장면./ 서울신문 제공

[ 김태환 인턴기자] 북한 '김정일-김정은' 부자는 '개인 취향'에 맞춰 국가 사업을 추진하지만 '관심 분야'는 다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스포츠', 아버지 김정일은 '예술'에 관심이 많아 두 사람은 관련 분야 국가 사업을 중점 추진했다.

김정은은 어려서부터 승부욕이 강해 스포츠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는 자서전에서 "김정은이 10대 시절 농구를 좋아했고, 농구선수들의 유니폼을 수집했다"고 전한다. 한때 세계 최장신 농구선수로 알려졌던 북한 리명훈(234cm)의 미 프로농구NBA) 진출을 원한 것도, 어린 시절 김정은이 김정일에게 부탁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최근 김정은이 '마식령 속도'라는 새로운 말까지 만들어 내며 스키장을 건설하고 직접 방문해 리프트를 타고 정상을 오르는 사진을 공개한 것도 스위스 유학시절 스키에 심취했던 영향 때문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정은은 통치 이래 스포츠와 관련한 사업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마식령 스키장이 연 60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일 것"으로 보도하며 사업 성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실제로 해외 관광객 유치나 한달 소득이 100달러에 불과한 북한에서 입장료만 50달러에 달하는 스키장이 사업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농구와 스키뿐만 아니라 '체육 강국'을 하나의 국가 목표로 정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양성을 위한 국제축구학교 건설 등 스포츠의 과학화와 체육시설의 강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북한 내에서도 전문 선수뿐 아니라 체육경기가 수시로 열리고, 공원에는 롤러스케이트장, 배구장, 농구장 등이 지어져 일반 주민들이 스포츠를 즐기도록 권장한다.

반면 김정일의 통치 시절에는 영화를 비롯한 '예술'이 국가 사업의 중심이었다. 김정일은 '영화광'으로 유명하다. 1973년 영화 관련 논문 '영화예술론'을 직접 발표할 정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꽃 파는 처녀'등의 영화 제작 현장에 직접 참여했다. 김정일은 국방위원장이 되기 이전에 선전선동부 부부장, 당 조직 및 선전담당 비서를 거치며 예술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에 경험을 쌓아왔다. 김정은의 로드먼 초청처럼 김정일 역시 윤도현밴드나 베이비복스 등 남한 예술인들의 평양 공연을 허락했다.

김정일은 만수대예술단과 백두산창작단 등의 예술단체 조직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혁명 가극 '피바다'나 15권에 이르는 '불멸의 력사' 등을 만들어 위대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만드는 사업에 활용했다. 예술인에 대한 대우와 지위를 향상시키고, 고급 주택과 해외 나들이, 위원장 선물 등의 혜택을 주며 사회적 선망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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