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암호를 대라!' 대통령들의 '해외 출장' 엿보기
-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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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10.10 11:50 / 수정: 2013.10.1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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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임기 동안 많게는 49번의 해외 순방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004년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노무현 전 대통령,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 지난달 러시아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왼쪽부터). / 서울신문 제공, 청와대 페이스북
[김수경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방문하는 네 번째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취임 두 달여 만인 지난 5월 5일 미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6월 말 중국, 지난달 초 러시아·베트남을 방문했다. 취임 7개월여 만에 6개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의 행보는 역대 대통령들의 해외 순방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은 역대 대통령들의 '해외 순방'에 관한 다양한 기록들을 정리했다.
◆ 숫자로 보는 해외 순방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자주 해외에 나갔던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3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를 마지막으로 해외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임기 5년 동안 49번 해외로 나갔다. 이 기간 84개국을 방문했다. 중복되는 국가를 제외해도 43개국에 달한다. 이는 연 9.8회에 16.8개국을 방문한 셈이다. 한 번 출국해서는 평균 1.7개국에 들렀다 돌아왔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08년 8회 출국한 이후 2009년 13회, 2010년 10회, 2011년 11회, 2012년 7회 해외로 나갔다.
역대 대통령들의 해외 순방 횟수는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연평균 5.4회인 27회 출국했으며, 55개국을 순방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3회(연평균 4.6회)·37개국을, 김영삼 전 대통령은 14회(연평균 2.8회) 국외로 나가 28개국을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가장 많은 나라를 방문한 대통령답게 이동한 거리도 가장 멀다. 그는 재임 5년 동안 75만8478km의 거리를 비행했다. 지구의 둘레가 약 4만120km임을 고려할 때 이 전 대통령은 5년 동안 지구 19바퀴를 돈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하는 동안 51만5000km로 지구 13바퀴, 김대중 전 대통령은 40만8443km를 비행해 지구 10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이동했다. ◆ '급'이 다른 '해외 출장비' 역대 대통령들이 해외를 순방할 때는 많은 돈이 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이 해외를 방문했던 만큼 사용한 비용도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지난 2일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해외 순방에 157억2200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약 1200억원의 국비를 해외 순방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8년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외교통상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총 700여 억원, 김대중 전 대통령은 546억원, 김영삼 전 대통령은 495억원이 들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11차례 해외 순방에서 452억원을 사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했던 미국에서 총 33억3000만원의 경비가 든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 순방마다 다른 '비밀 암호' 대통령의 해외 순방 행사에는 각기 다른 코드명이 붙는다. 외교부는 외국 순방이나 정상회담에 관한 정보가 외부로 새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보안 장치로 코드명을 사용한다. 코드명은 주로 3~4음절의 부르기 쉽고, 적절한 의미가 담긴 단어가 활용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코드명은 '새시대'였다. 지난 6월 방중을 앞두고는 코드명인 '서해안'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청와대는 "'서해안'은 애초에 방중 행사 코드명이 아니었다. 잘못된 보도다"라며 이를 바꾸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행사명은 '태평고'로 대한민국의 태평성대를 염원하는 희망의 울림소리가 미래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지난 2009년 12월 그가 사상 첫 원전 수출을 위해 UAE를 방문했을 때는 '재물이 계속해서 나오는 보물단지'를 의미하는 '화수분'을 코드명으로 사용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난 2004년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코드명인 '코스모스'는 양국 간의 우주 기술 협력 사업의 성공을 바라는 차원에서 정해진 이름이었고, 같은 해 인도를 방문했을 때에는 인도가 불교의 발상지인 점에 착안해 '보리수'를 코드명으로 정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남아·대양주 5개국과 브루나이 순방의 코드명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국화가 피는 계절에 순방한다는 의미로 '국화행사'로 불렸던 1983년 당시의 이 순방 계획은 아웅산 테러로 전면 취소됐다. 이후 조화로 많이 쓰이는 국화를 코드명으로 사용한 것이 비극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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