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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대통령들은 청와대 방문객들과 포상자에게 '대통령 손목시계'를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사진은 박정희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더팩트DB, JTBC 방송 화면 캡처 |
[김수경 인턴기자]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을 직접 만나봤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 진위를 확인하려면 먼저 '대통령 손목시계'를 가졌는지를 살피면 된다. 역대 대통령들은 청와대를 방문한 이들에게 이른바 '대통령 손목시계'를 선물했다. 여러 가지 부작용을 우려해 '대통령 손목시계'를 만들지 않겠다던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시계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손목시계'의 역사는 꽤 깊다. 처음 '대통령 손목시계'를 만들어 선물했던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70년 새마을 지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 대접과 함께 시계를 선물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2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종합우승한 복싱 선수단에 금일봉과 함께 '대통령 손목시계'를 줬다.
역대 대통령들의 '대통령 손목시계'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과 무궁화, 그리고 대통령 이름이 적혀있는 등 비슷한 특징을 가졌다. 여기에 역대 대통령들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더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제화를 강조해 최초로 시계 뒷면에 영어 표기를 넣었다. 특히 이 시계에는 김 전 대통령이 즐겨 쓰던 '대도무문(大道無門·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이라는 문구가 들어가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계는 둥근 모양인 이전 대통령들의 시계와는 달리 금속 재질의 사각형 모양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목시계도 사각형 모양이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기념품 겸 선물로 손목시계를 줬던 것은 가격과 받는 이의 마음을 고려한 것이었다. 시계 제작을 하지 않기로 했던 박 대통령은 대신 플라스틱 반찬 통이나 장보기용 손가방 등 생활용품을 기념품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 "시계만큼 제작비가 저렴하고 만족도가 높은 선물이 없다"는 의견이 많아 결국 '대통령 손목시계'를 만들기로 했다. 실제 역대 대통령들의 시계는 저렴한 편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죽끈 시계는 원가가 2000원 수준이었다.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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