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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유선희 최고위원이 어렸을 때 꿈은 선생님이었다고 말하며 웃음 짓고 있다. / 이새롬 기자 |
[오경희 기자] 통합진보당 유선희 최고위원(47)은 30여년 간 노동 운동을 해왔다. 선생님을 꿈꿨으나 우여곡절 끝에 서울대 역사학과를 중퇴하고 노동 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1984년 대학에 입학한 뒤 5·18 민주화운동의 뼈아픈 상처를 보며 사회에 눈을 떴다.
"저도 어렸을 땐 참한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1980년 광주항쟁이 4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니 자연스레 현실에 눈을 떴죠. 학생 운동에 참여하면서 3번이나 구속됐고, 감옥에서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학생으로 남을 것인가, 노동 운동으로 사회를 바꾸는 데 일조할 것인가."
학교를 중퇴한 후 세 번의 옥살이를 마친 그는 1989년 노동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구로공단에 취업한 그는 "누군가는 위장취업이라고 했지만 노조를 만들고 이런 과정이 국가로부터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았다"며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이어 "저 같은 경우가 특별할 건 없다"며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이 대개 비슷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웃음 지었다.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았던 그에게도 '통합진보당 사태'는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다. 당내 구당권파는 끝까지 부정 경선 파문 당사자인 '이석기·김재연 의원 사퇴 불가'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신당권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은 결국 지난해 9월 구당권파 중심의 '통합진보당'과 신당권파 중심의 '진보정의당'으로 갈라섰다.
"30년 노동 운동을 해 왔지만 '통진당 사태', 그때만큼 상처를 받고 힘들었던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당시 사실과 다른 공격을 당했어요. 검찰 수사에서도 부정의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니 억울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합해서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고, 서로 공격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린 것은 항상 죄송스럽게 생각해요."
그는 "이석기 의원이 멘토"라는 발언을 했던 속내도 털어놨다. 이 발언 때문에 당시 당 안팎에선 그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 의원이 너무 곤경에 처하니까 의도적으로 '멘토'라는 발언을 했다. 물론 후회하지는 않는다"면서 "재밌는 것은 언론 인터뷰에서 신용복 선생을 존경한다는 말을 먼저하고, 이 의원을 얘기했는데 이 의원에 대한 발언만 부각됐다. 그만큼 지나치게 언론에서 '통진당 사태'를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진보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반영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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