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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회담장소였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전경 / 박대웅 기자
[ 박대웅 기자] "죄송합니다. 현재 빈방은 없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당국회담을 앞두고 회담장소였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객실 담당 관계자가 예약 가능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했던 답변이다. 2007년 5월, 21차 장관급회담 이후 6년 만에 남북 당국자들이 한 테이블에 앉는 만큼 15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 중 일부는 남북당국회담 취재를 위해 호텔에 상주하길 원했다. 여기에 남북 양측 대표단과 수행원 등이 겹치면서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됐다.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만 하루가 안 돼 상황은 급변했다. 남북이 수석대표단의 '격(格)'을 놓고 기 싸움을 벌였고, 결국 회담은 무산됐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특히 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10일 오후 9시쯤 통일부로부터 12일부터 13일까지 1박 2일간 호텔을 회담 장소로 사용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그랜드호텔 측의 한숨이 깊었다.
호텔 측은 촉박했던 시간에도 이윤기 그랜드호텔 사장의 지휘 아래 거의 전 직원이 총동원돼 밤을 새우며 회담을 준비했다. 보안·경호는 물론이고 프레스센터, 회의실, 통신시설 등의 설치와 북측 대표단의 동선 및 식사와 간식까지 만전의 준비를 다했다. 그래서 남북당국회담 무산으로 입은 호텔의 손실이 궁금해졌다.
호텔 객실 지배인은 12일 <더팩트>과 통화에서 "손실은 있지만, 손실 내용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며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호텔 홍보팀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객실 지배인과 같은 얘기만 들을 수 있었다. 홍보팀은 예약 객실 수, 식사·간식 메뉴 등 소소한 것까지 모두 비밀에 부쳤다. 홍보팀 관계자는 "통일부와 공동 주관으로 본식 진행만 합의한 상황에서 회담이 무산됐다. 추후 보상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호텔은 12일 오전부터 일반 투숙객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북한의 급작스런 남북 회담 제안부터 무산까지 숨 가빴던 6일은 일상으로 돌아간 그랜드힐튼 호텔의 허탈감 속에 마무리됐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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