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희의 취재현장] "안철수는 키가 작아 슬프다?"
  • 오경희 기자
  • 입력: 2012.12.15 12:41 / 수정: 2013.03.13 10:45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는 그만의 유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 이새롬 기자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는 그만의 '유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 이새롬 기자

[오경희 기자]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는 유세 방식도 남달랐다. 후보직 사퇴 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지원에 나선 그의 유세 현장엔 기성 정치인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이른바 '철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안철수 키가 몇이야? 글쎄. 170㎝는 될까?. 작아서 안보여. 근데 귀엽다."(시민1)
"뭐래요? 목소리가 작아서 안 들려요. 마이크는 왜 안 쓰지?"(시민2)

안 전 후보의 유세장에서 많이 듣는 말이 있다. '키'와 '목소리' 얘기다. 안 전 후보를 보러 유세장에 나온 시민들은 처음엔 그의 작은 키와 목소리에 애가 탄다. 그의 얼굴과 목소리가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애타는 마음도 잠시, 지지자들과 시민들 사이에선 "앉자, 앉자" 구호가 울려 퍼진다. 이내 시민들은 하나, 둘 안 전 후보를 둘러싸고 커다란 원을 그린다. 서로 앞다퉈 후보를 보려는 기존 유세 현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작은 목소리도 문제 될 게 없다. 안 전 후보에겐 '인간 마이크'가 있다. 그는 문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후 한 번도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안 전 후보 주변에 선 시민들이 후보 발언을 한 문장씩 큰 소리로 따라 외친다. 때문에 시민들은 그가 조곤조곤 하는 말을 더욱더 귀 기울여 듣는다. '인간 마이크'는 그의 상징이 됐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철수 스타일'을 즐기는 듯했다. 쪼그려 앉고, 마이크가 없어도 말이다. 함께하는 즐거움 때문인 것 같다. "안철수는 키가 작아 슬프다"는 얘기도 그에게나 지지자들에게는 그저 '농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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