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민주통합당의 '무소속 불가론'에 대해 "여소야대로 5년 내내 끌려다닐 바에 무소속이 낫다"며 정면 반박했다.
안 후보는 10일 대전 대흥동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난 뒤 취재진들 앞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주장한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에 대해 "지금 상태에서 여당이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또 세월이 지나갈 것 같고, 야당은 여소야대로 5년 내내 끌려다니고 시간이 흐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바에는 무소속 후보가 돼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을 설득해나가면서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무소속 불가론을 정면 반박했다.
안 후보는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추가로 보내 "여당이 재집권하면 힘으로 날치기 통과하는 것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야당이 집권하면 여소야대 환경에서 5년 내내 방해 받을 것이다. 그러면 일이 안된다"고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립의 정치 하에는 국회의원 100명이 있어도 자기 일 하기 힘들다"며 "무소속 대통령이 존재한다면 국회에 협조를 요청해서 협조를 많이 받으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쪽이라도 끌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사회 문제를 더 해결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저에게는 정치 혁신이 사명이 됐다"며 "저도 정당정치를 믿는 사람이다. 정당이 민주주의를 끌고 가야한다는 것은 기본 믿음인데 민의를 대변하지 않는 정당이 있으니, 개혁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이해찬 대표의 무소속 불가론에 대한 반론 성격이다.
앞서 이 대표는 라디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 세계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다"며 "정당이 없는 민주주의, 정당이 없는 정치는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안 후보가 여기에 정면 반박한 것으로, 자신의 목표가 무소속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라는 점과 거대 정당들과는 일정 거리를 두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여당 후보를 '밀어붙이기', 야당 후보를 '끌려다니기'로 표현하며 기존 정당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안 후보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분담 구상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논의중이다. 결정된 것은 전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분담이 자칫 단일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같은 일련의 발언은 단일화를 위한 불쏘시개가 아닌 새로운 정치 실험에 나선 무소속 주자로 평가받고 싶다는 안 후보의 의지가 담겨 있다.
"모든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 믿는다"며 설익은 단일화 논의를 경계하고 있는 안 후보는 당분간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경쟁 모드로 대립각을 세우며, 무소속 주자로서의 존재감과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