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후보 테마분석 ②] '무심한 듯 시크하게'… 4인4색 패션
  • 정현정 기자
  • 입력: 2012.08.30 12:16 / 수정: 2012.08.30 12:16

[ 정현정 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 주자 4인의 스타일은 얼핏 보면 비슷하다. 똑같이 셔츠에 정장바지를 입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의상의 색상 등 각자 특별히 선호하는 아이템이 다르다. 같은 듯 다른 후보들의 패션스타일을 살펴본다.

◆ '조지 클루니' 문재인 "수수하고 소박하게"

소탈하고 수수한 차림을 즐겨하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는 더운 여름에는 반팔 셔츠를 선호한다. / 사진출처=문재인 후보 경선 캠프 홈페이지
소탈하고 수수한 차림을 즐겨하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는 더운 여름에는 반팔 셔츠를 선호한다. / 사진출처=문재인 후보 경선 캠프 홈페이지

문재인 예비후보는 대선 주자 중 유일하게 코디네이터를 두고 있다. 의상 전문가는 아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문 후보의 의상에 대해 의견을 모은다. 덕분에 문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확실한 의상 콘셉트를 갖고 있다. 바로 '블랙 앤 화이트'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 A씨는 "(콘셉트는) 조지 클루니를 벤치마킹했다"며 "문 후보의 취향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양복은 검정색이나 짙은 회색, 셔츠는 거의 흰색으로 입는다"고 설명했다. 조지 클루니는 미국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꽃중년' 배우다.

그러나 과하게 멋 부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A씨는 "(문 후보는) 소탈하고 수수하게 입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더운 여름, 다른 대선 주자들과 달리 반팔 셔츠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더운 날, 긴팔 셔츠를 입거나 넥타이를 맬 경우 보는 사람도 덥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폼 잡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캠프 측의 설명이다. 문 후보의 타인에 대한 배려는 의상에서도 엿보인다.

◆ '재킷 마니아' 손학규 "옷은 검소하게"

민주통합당 손학규 대선 예비후보는 제주에 방문했을때 지역 특산품인 갈옷 재킷을 구매할 정도로 재킷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 사진출처=손학규 후보 경선 캠프 홈페이지
민주통합당 손학규 대선 예비후보는 제주에 방문했을때 지역 특산품인 갈옷 재킷을 구매할 정도로 재킷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 사진출처=손학규 후보 경선 캠프 홈페이지

손학규 예비후보는 따로 의상 콘셉트를 두지 않는다. 손 후보 캠프 관계자 B씨는 "(손 후보가) 패션은 잘 신경 쓰지 않는다. 검소함을 추구한다"며 "양말도 시장에서 다섯 개에 1만원하는 것 산다. 신발은 손 후보가 좋아하는 4~5만원짜리 구두만 신는다"고 말했다. 검소한 생활 습관이 패션에도 묻어나는 것이다. 여기에는 손 후보의 자신감도 한 몫 했다. B씨는 웃으며 "손 후보는 무슨 옷을 입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손 후보가 한 가지 신경 쓰는 게 있다면 바로 재킷이다. 땡볕이 내리쬐는 야외 일정을 소화할 때도 재킷은 '필수품'이다.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도 '재킷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제주 특산품인 갈옷 재킷을 산 것이다. 재킷과 함께 넥타이도 신경 쓰는 편이다. B씨는 "넥타이는 단색 위주로 (맨다)"며 "코디가 따로 없는 탓에 캠프에서 상황에 맞춰 콘셉트를 제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촌놈' 김두관 "언밸런스 속에 깃든 멋"

민주통합당 김두관 대선 예비후보는 지난 9일 제주도의 한 농민단체로부터 운동화가 닳도록 뛰라는 의미의 파란 운동화를 선물받았다.
민주통합당 김두관 대선 예비후보는 지난 9일 제주도의 한 농민단체로부터 "운동화가 닳도록 뛰라"는 의미의 파란 운동화를 선물받았다.

김두관 예비후보는 대학 진학 전까지 농사를 지은 '촌놈'이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 C씨는 "(김 후보는) 시골분이라 패션 감각은 떨어진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지난번에도 정장에 운동화를 신었다. 김 후보 패션이 촌스럽긴 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김 후보에게는 키 178cm에 몸무게 90kg의 '다부진 체격'이라는 무기가 있다. C씨가 "(패션보다는) 인물과 체격으로 버틴다"며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김 후보의 패션이 뒤떨어진다고만은 할 수 없다. "촌스럽다"고 했던 정장과 운동화의 조합은 이른바 믹스매치 룩으로, 류승범, 현빈, 이민호 등 연예계의 자타공인 '패셔니스타'들이 즐겨 입었다. 더욱이 김 후보는 "당내 경선을 제주에서 시작하는데, 제주에서 신발 끈을 묶고 새 출발 하자"는 취지로 운동화를 신었다. 그는 지난 9일 제주도에서 한 농민단체가 "운동화가 닳도록 뛰라"는 의미의 파란 운동화를 선물 받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언밸런스 속에서 묻어나는 '멋'을 뽐낸 셈이다. 이와 관련, C씨는 "우연히 그런 결과(믹스매치 룩)가 나왔다"며 멋쩍어했다.

◆ '베스트드레서' 정세균 "평소 입는 대로"

지난 2006년 베스트드레서 수상자인 민주통합당 정세균 대선 예비후보는 TV토론회에 분홍 셔츠를 입고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06년 '베스트드레서' 수상자인 민주통합당 정세균 대선 예비후보는 TV토론회에 분홍 셔츠를 입고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정세균 예비후보는 이미 전문가에게 '패셔니스타'로 인정받았다. 지난 2006년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정치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하지만 정 후보는 스스로를 '베스트드레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 D씨는 "내가 옷을 뭘 잘 입어서 받았겠느냐. 나도 시골 사람이다. 정치를 깔끔하게 하기 때문에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 후보의 말을 대신 전했다.

하지만 정 후보는 최근 또 한번 센스있는 의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3일 MBC '지상파 3사 합동토론회'에서 '꽃분홍'색 셔츠를 입고 나온 것이다. 이 셔츠는 정 후보가 거리 유세 중 한 옷가게에서 직접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D씨는 "(주변에서 분홍 셔츠가) 잘 어울렸다는 말을 많이 해 주시더라"고 말했다. 정 후보의 뛰어난 패션 감각이 빛을 발한 셈이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입은 옷은 아니었다는 게 D씨의 설명이다. 그는 "정 후보는 '평소 입는 대로'가 콘셉트다. 편한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거의 모든 외부 일정에서 '노타이'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 문재인·손학규 후보 캠프 홈페이지,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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