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현장] '특전사 출신' 문재인 "되게 무겁네. 옛날엔 어떻게 했지?"
  • 소미연 기자
  • 입력: 2012.06.24 15:20 / 수정: 2012.06.24 15:20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24일 군대 동기를 비롯한 선후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소미연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24일 군대 동기를 비롯한 선후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소미연 기자

[소미연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군대얘기에선 둘째가라면 서럽다. 반가운 군대 선후배와 동기들을 만나 군대시절 이야기를 늘어놓자니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당초 문 고문 측은 24일 오전 8시10분부터 9시40분까지 사단법인 대한민국특전사전우회가 주최하는 '제1회 국민과 함께하는 6.25 상기 마라톤 대회' 참석,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계획했으나 35분을 더 지체하고 말았다. 문 고문은 평소와 다르게 '말'이 많았다.

문 고문은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마라톤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문 고문은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마라톤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문 고문과 동기들은 뜨거운 포옹으로 반가운 마음을 표현했다.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지만 세월의 장벽은 없었다. 추운 겨울, 훈련을 위해 허기진 배를 안고 눈덮힌 남한산성을 함께 넘어왔던 사이가 아닌가. 문 고문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 여러 명 쓰러졌었다"고 설명했다.

문 고문의 기억력은 뛰어났다. 작전과장의 별명까지 하나하나 기억했다. 동기들과 추억의 조각을 맞추던 문 고문은 보고 싶은 얼굴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며 안부를 물었다. 순간 문 고문의 얼굴이 굳어졌다. 믿기지 않은 듯 "죽었어? 정말로?"를 되물으며 고개를 떨궜다.

34년여 만에 특전사로 돌아온 문 고문. 그는 고공장비가 무겁다고 말했다.
34년여 만에 특전사로 돌아온 문 고문. 그는 고공장비가 "무겁다"고 말했다.

특전사 후배들의 시범무술을 지켜본 문 고문은 힘껏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그러자 문 고문 옆에 섰던 한 동기가 "'힐링캠프'에서처럼 격파 한 번 하시죠?"라며 농담을 건넸다. 문 고문은 지난 1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할 당시 기왓장 격파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두 번의 시도 만에 기왓장 세장이 부서졌다. 당시 문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공수부대 나왔다고 '격파'를 시켜서 했는데, 손이 붓고 아픕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아픈 기억'을 안고 있는 문 고문은 "하하하"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후 문 고문은 마라톤 참가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이에 깜짝 놀란 참가자들은 문 고문을 바라보며 "우와"를 연발했다. 한 시민이 용기를 내 문 고문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문 고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고문 앞으로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문 고문과 악수를 한 육군 장병은 어린 아이처럼 좋아했다. 문 고문은 또 한 번 웃었다.

주변의 권유로 선글래스를 낀 문 고문은 멋쩍은 듯 큰 소리로 웃었다.
주변의 권유로 선글래스를 낀 문 고문은 멋쩍은 듯 큰 소리로 웃었다.

"단결!"


34년여 만에 특전사복을 다시 입게 된 문 고문은 베레모가 어색한지 "제대 말년엔 베레모가 바짝 섰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이를 지켜보던 동기들은 "이등병같다"며 놀렸다. 고공장비 착용은 후배 특전사가 도와줬다. 문 고문은 고개를 들어 동기들에게 "되게 무겁네. 옛날엔 어떻게 했지?"라고 물었다. 문 고문이 이날 한 특전사 복장과 고공장비는 총 14kg에 달했다.

특전사 군시절을 회상하던 문 고문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특전사 군시절을 회상하던 문 고문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문 고문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동기들을 비롯한 선후배들과 즉석으로 자리를 마련했다. 옛 군대시절 얘기에 흥이 난 문 고문은 "술 마시고 작전과장에게 혼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동기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문 고문이 술을 잘 마셨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에 문 고문은 "지금은 잘 못 마신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민주통합당 백인기 의원 "국회에 명당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325호실이다. 그 옆 324호실을 제가 쓰고 있다. 기운 좀 받으려고 한다"면서 분위기를 돋궜다. 325호실은 문 고문의 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인 5월23일을 거꾸로 한 숫자다.

이어 백 의원은 "하루 종일 얘기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다음에 이런 시간을 다시 갖자. 모든 걸 떠나서 옛 군대시절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하자"고 말했다. 문 고문은 활짝 웃었다.

<사진=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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