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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들의 병역 비리 의혹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던 인사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더팩트DB |
지난 1월 10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박원순 시장의 아들이 대학 졸업 후 공군에 입대했는데 4일만에 귀가조치 됐다. 병무청에 자료 제출 을 요구했는데 거절당했다”며 박 시장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이후 피겨여왕 김연아의 MRI 사진과 박 시장의 아들 MRI 사진을 비교하며 “김연아는 약간의 디스크 증상인데도 허리가 아파서 운동을 제대로 못할 정도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강조한 뒤 “박 시장은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을 밝혀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16일 박 시장 아들 여자친구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ㅇㅇㅇ씨 남친 설득해서 공개신검 받으라고 하세요. 박원순은 무서운 사람이라 아들인생은 신경도 안 쓸 겁니다"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아들 역시 최근 ‘병역 비리 의혹’의 중심에 내세웠다. 곽 교육감 아들은 지난 2006년 4월 28일부터 2008년 5월 23일까지 어머니인 정모씨가 재직하고 있는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공익근무를 했다. 어머니와 같은 기관에서 일한 아들. 당연하다시피 병역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강 의원의 이런 폭로전으로 인해 ‘아들들의 수난시대’라는 말들이 나온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에 휩싸였다. 이 후보는 결국 치명적 상처를 입고 무너졌다. 의혹만 남고 해명과 사실은 묻혔다.
문제는 아들들의 병역 비리 의혹이 선거 때마다 늘 제기된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때 불거진 한명숙 후보 아들 병역 특혜 의혹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한 후보의 아들이 2005년 2월 군에 입대, 공병학교 훈련을 거치며 ‘지뢰병’이라는 주특기를 받았으나 여단장 당번병으로 차출돼 편안한 군 생활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밖에도 권재진 법무부 장관, 백희영 전 여성부 장관 등 수 많은 고위급 인사, 국회의원들의 아들들이 병역 비리 의혹에 휘말렸다. 무차별적으로 아들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해 진흙탕 싸움을 벌인 것이다.
이런 사례가 남발되는 것은 한국 정치의 고질병이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 출마한 이회창 후보가 아들 병역 비리 의혹으로 낙마한 후 경쟁자들은 상대 진영을 위축시키고, 주도권 싸움에 밀리지 않기 위해 '병역비리'를 수단으로 이용한다.
한 정치 전문가는 “한국 사회에서 군대는 불합리와 부조리가 많은 폐쇄된 공간이라는 인식이 많다. 특히 상류층 인사들은 군대를 안보내지 않을까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게 사실”이라며 "공직에 진출한 인사들의 도덕적 기준일 뿐 아니라 혈육, 자식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민감하고 잔혹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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