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씨네] '7광구', 하지원과 액션 그리고 3D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1.08.04 07:08 / 수정: 2011.08.04 07:08

▲ 3D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며 4일 개봉하는 영화 7광구 포스터
▲ 3D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며 4일 개봉하는 영화 '7광구' 포스터

[김가연 기자]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7광구'가 언론시사와 특별시사회를 거쳐 완성된 베일을 벗었다. 언론시사회 당시 마지막 부분의 후반작업이 덜돼 영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던 '7광구'는 기술적 부분을 보완했다. 여전히 마지막 작업이 미진해 개봉을 미뤄야하는 상황으로 번졌지만 이미 공개된 영화 속에선 '7광구'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제주도 남단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 호 대원들이 괴생명체와의 사투를 그린 이 작품의 키워드는 단연 3D였다. '아바타' 이후 스크린 대세가 된 3D는 전유물이었던 애니메이션에서 발을 넓혀 국내 일반 영화까지 상륙하게 됐고 '7광구'는 일반영화로는 그 첫번째 영화가 되는 셈이다.

또 괴수라는 재미있는 소재가 더해져 기대감을 높였다. 입체영화와 괴물이라는 썩 잘 어울리는 조합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여기에 하지원과 안성기라는 대배우와 박철민, 송새벽이라는 최고 조연배우들의 궁합도 잘 맞아떨어졌다. 영화는 막상 뚜껑을 연 '7광구'는 3D와 하지원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됐다.

▲ 7광구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 하지원, 안성기, 송새벽, 오지호, 박철민 등
▲ '7광구'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 하지원, 안성기, 송새벽, 오지호, 박철민 등

★ 하지원만 보이는 고난이도 액션 영화

'7광구'의 중심은 역시 하지원이었다. 이번 영화에서 차해준역을 맡은 그녀는 개봉전부터 홍일점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실제 영화속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다. 특히 후반 40분은 하지원을 위한 영화라고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하지원이 괴수와 싸우는 강렬한 액션신은 3D보다 관객을 더 압도한다.

하지원이 작품 속 캐릭터에 극도로 몰입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그의 이런 모습은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차해준을 놓으려 심리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났다. 하지원답게 캐릭터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가 영화속에서 고스란히 보여진다. 액션뿐만 아니라 감정선 하나하나가 그의 눈빛과 몸짓에 의해 살았다.

하지원의 액션신은 어느때보다 인상적이다. 영화 내내 구르고 싸우고 터지고 깨지기를 반복한다. 어떤 영화에서 주연 여배우가 저렇게 몸을 사리지 않을까 싶다. 그의 액션은 바이크신에서 폭발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추선을 질주하는 장면은 안젤리나 졸리는 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SBS TV '시크릿가든' 길라임을 먼저 보지 않았더라면 하는 조금의 아쉬움은 있다.

하지원이 영화속에서 강하게 그려지다보니 나머지 배우들의 모습은 다소 아쉽게 남는다. 관록의 배우답게 안성기만 드러날뿐 오지호의 존재감도 미미하다. 또 다수의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한 박철민과 송새벽도 기대 이하. 이름있는 많은 배우들을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듯해 아쉽다.

▲ 영화 7광구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 영화 '7광구'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 스토리의 부재? 그래도 '한국의 3D'

'7광구'의 완성도 여부를 논하는 맥락은 단순히 3D가 아니다. 스토리 부재가 가장 크다. 대다수의 괴수 영화들의 출발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이면에 괴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영화도 환경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인간의 반성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7광구'는 큰 틀안에선 주제의식을 담고 있지만 액션과 3D에 갇혀버려 영화의 큰 의미는 퇴색된 듯 하다.

하지만 괴물을 3D로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스태프들이 이전의 괴물과 다른 모습을 그리기 위해 괴물의 변천사를 영화속에 담았다고 하니 그 점은 돋보인다. 입체때문에 살아나는 촉감과 이미지는 관객들에겐 새로운 볼거리로 다가온다.

또 우리의 기술로 3D를 완성했다는 것은 분명 박수를 쳐야할 부분이다. 90% 이상을 그린 매트에서 촬영하고 CG기술을 입혀 수 년간에 걸쳐 한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내최초로 아이맥스 3D로 상영한다고도 하니 놀라운 기술력의 진보가 아닐 수 없다. 분명 완성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한국영화의 발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영화는 아쉬운 부분이 엿보이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5년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아바타'이후 끊임없이 등장하는 3D의 위력때문에 높아진 관객들의 기대에는 다소 미흡할 수 있지만 배우들이 가진 열정과 한국 기술에 대한 믿음은 돋보인다. '7광구'에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4일 개봉.

cream090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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