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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원안 왼쪽),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 호텔신라 전경 |
[ 오세희 기자] 재벌3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요즘 희비가 엇갈리는 자매가 있다. 바로 삼성가의 이부진-이서현 자매다. 이부진 이서현 자매는 국내 1위 기업 삼성가의 자녀들로 사업 부문에서 다양한 활약을 하며 주목 받는 재벌 3세다. 지난해 이부진(41)씨는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신임 사장 겸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 이서현(38)씨는 제일모직·제일기획 신임 부사장으로 각각 취임했다. 자신들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던 두 사람은 최근 사업 결과에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 '승승장구' 동생 이서현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은 최근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둘째딸인 이 부사장은 평소 똑똑하고 일처리에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 때문에 이 회장의 신임 또한 크다고 알려져 지난 2009년 제일기획에 취임한 후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4일에는 칸에서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이 부사장이 주체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제일기획은 세계 최고 권위의 광고제인 2011년 칸 국제광고제에서 미디어 부문 그랑프리(대상)와 금상 4개(미디어 부문 1, 다이렉트 부문 2, 아웃도어 부문 1) 등 총 5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평소 이 부사장은 "아이디어를 내고 크리에이티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소신에 따라 제일기획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서로의 장르를 넘나들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만들어 왔다. 이는 제일기획이 독창적인 광고를 만드는데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 회사 내 반응이다.
이러한 이 부사장의 지속적인 투자가 드디어 빛을 발해 제일기획은 한국 광고사 중 처음으로 칸 그랑프리상을 수상했다. 또 5개 본상을 수상하며 국내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통해서 이 부사장이 광고계의 핵심적인 인물임을 다시 한번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 부사장으로서의 역할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고 평가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올해 1분기에 매출액이 1조3,996억원, 영업이익 1,027억원으로 각각 19.7%와 13.1%가 늘었다. 특히 제일모직은 지난해 이서현 부사장과 남편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이 동반 승진하며 이끌어왔다. 당시 승진 대상에서 이부진 사장의 남편 임우재 제일모직 전무만 제외되면서 비교가 되기도 했다.
◆ 난항 겪는 언니 이부진?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동생 이서현에 비해 언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현재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이 사장 역시 지난해 호텔신라 사장에 취임해 올 1분기 영업이익을 19억원 흑자로 돌리며 사업에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면세점 사업으로 암초를 만났다. 루이비통 입점을 위해 다른 브랜드를 간과한 탓이라는게 업계의 분석.
지난해 이 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롯데쇼핑 신영자 사장과 루이비통 면세점 입점을 두고 한판 대결을 펼쳤다. 이 사장과 신 사장 모두 평소 공항면세점에는 입점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루이비통의 인천공항 입점을 추진한 것. 승리를 위해 이 사장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명당자리 입점과 함께 최저 수수료를 약속했다는 것. 이를 통해 이 사장은 면세점 업계 1위의 롯데와의 치열한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루이비통 면세점 입점이 확정되자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루이비통을 잡기위해 이 사장이 루이비통에 제시한 조건이 파격적이라 다른 명품 브랜드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 이후 명품 브랜드의 철수 소식이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명품업체들 사이에서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지난 9일 구찌는 신라면세점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구찌는 인천공항 내 신라면세점에 들어선 점포 2곳을 모두 빼기로 결정하고, 롯데호텔과 손을 잡았다. 그 이유는 이 사장이 루이비통과 같이 매장 면적과 위치는 물론 수수료율도 지금보다 좋은 조건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탓이라고 알려졌다.
구찌에 이어 샤넬도 철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샤넬 역시 루이비통 입점이 확정된 직후 신라면세점에 매장 면적확대 및 수수료율 인하 등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당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대해 호텔신라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샤넬 측의 어떠한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샤넬 철수를 부정했다.
올 1분기 호텔신라의 면세유통사업 매출은 3,120억원으로 18.9%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나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에 이어 지난 4월에도 이 사장의 수난은 있었다. 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에서 한복을 착용한 손님을 출입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의 여론이 일어서다. 당시 호텔 이미지 타격은 물론이고 주가도 하락했다.
이에 대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구찌 철수는 롯데와 더 좋은 계약이 성립됐기 때문에 간 것이고, 샤넬은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이런 사안을 이부진 사장의 사업 능력과 결부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